한총리 '돌덩이' 발언…野 비판에 "의도 곡해 말라" 반발

한덕수 국무총리가 정부의 제3자 변제 방식 일본 강제동원 해결 방안 발표와 뒤이은 한일 정상회담 성과를 설명하면서 “돌덩이를 치웠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야당과 설전을 벌였다. 야당은 한 총리의 언급 중 ‘돌덩이’가 강제동원 피해자를 비유한 것이라는 취지로 비판했고, 한 총리는 “의도를 곡해하지 말라”며 맞섰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4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돌덩이 치웠다' 발언 논란과 관련해 해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총리는 4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어제 답변 과정에서 ‘돌덩이를 치웠다’는 얘기를 했다”며 이 발언이 부적절한 비유였다고 지적하자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윤 의원은 재차 “아닌가. 강제동원 피해자 권리를 돌덩이로 표현하나”라고 몰아붙였고, 한 총리는 “의도를 자꾸 곡해 하지 말라. 돌덩이라고 한 것은 한일 간의 관계를 극도로 악화시킨 문제를 해결하고 치우려 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국민을 돌덩이라고 얘기할 수가 있나”라며 “그런 뜻으로 얘기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5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한 총리의 이런 발언이 이어지자 본회의장 곳곳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 의원들은 “누가 그렇게 해석하나”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말라”며 반발했다.

이에 한 총리는 “똑바로 얘기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똑바로 듣는 게 더 중요한 것”이라고 응수했다.

한 총리의 발언에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는 계속됐고, 김진표 국회의장이 결국 중재에 나서 의석에 자리한 의원들에게 경청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 총리에게 질의한 윤 의원은 “총리는 이 문제에 대해 겸허하지 않다. 대단히 오만한 태도”라며 “국민적 비판을 감수하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한 번의 회담을 통해서 모든 게 해결될 수 없다”며 “이번에는 가장 큰 돌덩이를 치웠고 이제 그러한 돌덩이를 치운 노력을 토대로 해서 이제 하나하나를 다 논의하고 해결하는 방향으로 그렇게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