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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클래스’까지… 중국 SNS에서 핫한 ‘온라인 술집’의 정체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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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SNS에서 ‘온라인 술집(线上酒馆)’이 새로운 비즈니스로 주목받고 있다. 리오프닝 이후 거리의 오프라인 술집이 인산인해를 이루는 가운데, 온라인 술집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적은 비용으로 비교적 쉽게 뛰어들 수 있어 젊은 세대 창업 아이템으로 인기를 누리는 데다, 온라인 술집 운영 노하우 전수 클래스도 덩달아 각광받고 있다.

사진 샤오훙수

사진 샤오훙수

창업 한 달 만에 1만 위안(약 190만 원) 넘게 벌었어요.

중국판 인스타 샤오훙수(小红书)에는 자신의 온라인 술집 창업 경험을 공유하는 글이 많이 올라온다. 온라인 술집의 운영 방식은 배달 판매와 유사하다. 고객이 온라인으로 주류를 주문하면, 운영자가 술을 제조해서 1시간 이내에 배송해 주며, 가격은 거리에 따라 책정된다.

오프라인 매장이 없다는 것만 빼면, 온라인 술집이 일반 술집과 다를 건 없다. 주류와 음료, 안주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주사위, 카드 등 술자리에 필요한 보드게임 물품도 모두 제공한다. 가정집에서 친구들과 모임이나 파티를 하는 젊은이들이 주로 온라인 술집을 이용한다.

사진 샤오훙수

사진 샤오훙수

온라인 술집은 창업 초보가 뛰어들기 쉬운 새로운 창업 아이템으로도 인기다. 1) 초기 비용이 적고 2) 술 블렌딩 비법을 특화 가능하며, 3) 재구매율이 높기 때문이다.

우선 초기 비용은 오프라인 매장이 없어 임대료, 시설관리비,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 제빙기, 과일주스, 술잔, 안주용 스낵, 보드게임 용품 등을 모두 포함해도 3000~8000위안(약 56만 원-150만 원) 선으로 해결할 수 있다. 이처럼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에 젊은 애주가들 사이에서 부담 없이 뛰어들만한 창업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고객 유입만 꾸준히 된다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또 초창기 온라인 술집이 ‘홈바(HOME BAR)’ 컨셉으로 인기를 끌은 터라, 대체로 술 블렌딩 비법 공유에 특화된 경우가 많다. 이렇게 온라인 술집 운영으로 인플루언서가 된 사례도 적지 않다.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2022년) 샤오훙수의 한 유저는 여가 시간에 자신이 블렌딩한 술 사진을 꾸준히 업로드해 4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끌어모았다.

마지막으로 온라인 술집은 재구매율이 높아 단골손님 유치가 쉬운 편이다. 온라인 매장의 특성상 맛과 가격만 합리적이면, 거리와 교통편 제약 없이 언제든 ‘방문’ 가능해서다.

사진 신랑차이징

사진 신랑차이징

반면, 온라인 술집은 단점도 명확하다. 오프라인 매장이 없어서 고객 유치가 어렵고, 오프라인 술집 특유의 감성과 분위기를 낼 수 없으며, 고객과의 접점이 부족해 이탈이 쉽다. 창업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폐업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이유다.

이러한 상황에 발맞춰 온라인 술집 계정의 대부분은 경영 노하우 전수 클래스도 함께 운영한다. ‘1개월 수입 수만 위안’과 같은 홍보 문구로 유입량을 늘린 후, 온라인 술집과 클래스를 동시에 운영한다. 고객이 수강생이 되고 수강생 모집으로 고객에게 홍보하는 전략인 셈이다.

이처럼, 온라인 술집은 업로드와 소통이라는 SNS의 특성을 활용함으로써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SNS 홍보를 활용하면, 유동 인구가 적은 지역의 사업자도 근거리에 위치한 고객을 포섭하기 유리해진다. 다만, 를 통한 홍보는 잘못하면 독이 될 수 있다. 여타 배달 서비스가 그러하듯, 문구를 보고 주문을 했는데 실제로 온 상품이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평점 하락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진 션두창사CS

사진 션두창사CS

최근 현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가벼운 음주’ 문화가 주목받으면서 중국 내 소규모 술집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중국 내 소규모 술집은 동기 대비 8.75% 늘어난 3만 8000개에 달했으며, 시장 규모는 약 1280억 4000만 위안(약  24조 30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온라인 술집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이러한 소식을 접한 중국 네티즌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신박하네”, “돈 버는 법도 참 가지가지”, “역시 혁신만이 살길”이라고 반색하며 퍼 나르는 사람이 있는 반면, “다 상술 아닌가”, “저것도 허가증 없으면 불법일 텐데”와 같은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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