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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영매체까지 "정보공개해라"…세계에 중국인 공포 키운 中

중앙일보

입력

세계 여러 나라들이 잇따라 중국발 여행객을 규제하는 가운데, 중국의 코로나19 관련 데이터 미공개가 중국발 여행객에 대한 세계의 공포감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AP통신은 29일(현지시간) "여러 나라의 중국발 여행객 규제 움직임은 중국 내 폭발적인 코로나19 확산 상황 속에서 새로운 변이가 등장할 수 있다는 우려와 중국 정부가 새로운 변이에 대한 데이터를 신속하게 (세계에) 공유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29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국제공항에서 여행객들이 출국을 준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국제공항에서 여행객들이 출국을 준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금까지 중국에서 오는 여행객을 상대로 규제에 나선 나라들은 공통적으로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정보 부족을 조치의 이유로 들었다.

28일 미국 보건 당국은 다음 달 5일부터 중국발 승객에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요구한다고 발표하며 중국이 코로나19 발병 상황과 특히 새로운 변이 발견을 위해 필요한 바이러스 유전체(게놈) 염기서열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점을 지적했다.

앞서 지난 27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중국에 대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정부와 민간의 감염 관련 정보가 크게 차이가 있다"며 "이런 상황이 일본에서 우려를 불러일으켜 긴급한 조치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는 30일부터 중국발 입국자 전원을 상대로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한다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중국을 향해 "데이터를 공유해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21일 브리핑에서 "중국 내 중증 환자 입원 비율 등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며 "일부 과학자들은 코로나19가 정보 확인을 거치지 않은 채 확산할 경우 새로운 변이 출현을 부추길 수 있다고 말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코로나19 집계 축소 의혹을 받은 데 이어 지난 25일부턴 아예 신규 감염 통계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중국 정부가 중국 내 민간 기업과 연구 기관에 코로나19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을 당분간 실시하지 말라고 통보했다는 소식이 지난 26일 일본 마이니치 신문을 통해 전해져 논란이 일었다.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은 새로운 변이 발견을 위해 필요하다.

지난 27일 중국 쓰촨성 청두의 병원 응급실 밖에서 들것에 실린 노인 환자가 이송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7일 중국 쓰촨성 청두의 병원 응급실 밖에서 들것에 실린 노인 환자가 이송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매체는 "중국 정부는 변이 관련 정보를 엄격하게 관리해 새로운 변이가 발견될 경우 국내외 여론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중국 보건 당국 차원에선 염기서열 분석을 계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민간의 자체적인 분석을 제한해 정보 통제를 하면 변이 조기 발견이나 관련 백신 개발 등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자 29일 중국의 관영 매체는 이례적으로 중국 당국에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인민일보 해외판의 소셜미디어 계정인 '샤커다오'(俠客島)는 이날 "국민에겐 약품 이외에도 감염률·중증률 등과 같은 진실한 정보, 정부의 공개적이고 투명한 대응 태도 등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중국에서 새로운 변이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29일 AFP통신에 따르면 보건 전문가들은 "중국이 새로운 변이의 '잠재적 번식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편 이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호주와 프랑스 연구팀은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5가 뇌 손상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의학논문 사이트 바이오알카이브(bioRxiv.org)에 발표했다. BA.5는 최근까지도 한국을 포함해 여러 나라의 우세종이었다. 현재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은 BA.5의 하위 변이 BF.7이 주도한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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