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녹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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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인도에서 처음 생산되 녹차는 불과 10~20년전만 해도 주로 차(茶)로만 주로 음용돼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녹차에 대한 효능이 전문가들의 연구와 실험 결과를 통해 속속 밝혀지면서 일상 생활에서 녹차의 활용법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고혈압과 발암 물질 억제, 다이어트 등을 위해 건강식에 녹차가 사용되는 것은 기본이고 악취 탈취와 피부 진정, 충치 및 불면증 예방을 위한 다양한 상품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뛰어난 향균성을 지닌 식품으로 밝혀지면서 녹차에 대한 수요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 중앙일보 프리미엄은 녹차가 남성과 여성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격주로 2회에 걸쳐 소개한다.

마치 약발의 감초처럼 인체의 여러 분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녹차. 하루 평균 녹차 4∼5잔을 마시는 식습관으로 체내 유독 성분을 배출시키고 발암 물질을 억제할 수 있다면 녹차 마시기를 망설일 이유가 있을까?
일본에서 점심 식사 후 양치질 대신 녹찻물로 입안을 헹구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이는 녹차에 구취 제거 성분이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담배를 피우는 남성이라면 흡연 후 녹차를 마시거나 입을 헹구는 등의 손쉬운 방법으로 지독한 입 냄새를 덜 수있다.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남성도 녹차를 자주 마시면 좋다. 녹차를 자주 마시면 소변을 통해 체내의 노폐물과 니코틴과 같은 유독성분이 빨리 배출돼 피로를 쉽게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은 녹차를 충분히 마시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
비듬으로 양복 어깨 부분이 늘 지저분해지는 직장인에게도 녹차를 권할만하다. 녹찻잎에 들어있는 탄닌은 모공을 조여 주고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더러움을 씻어주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머리를 녹찻물로 마사지를 하거나 헹구면 지루성 비듬이 없어지고 가려움증.모발 건조를 해결할 수 있다.
또 전염성 세균이나 장 속의 세균들의 생육을 억제하는 항균성이 뛰어난 식품으로도 녹차가 손꼽히고 있다. 일본에서는 살인성 식중독균인 O-157균에 녹차를 투여한 결과 1시간 만에 균이 사멸된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따라서 생선회나 초밥을 즐기는 남성이라면 녹차를 곁들이는 것이 좋다.
얼마 전 모 방송국 건강 프로그램에 소개된 폴리페놀 성분에 대한 연구 결과는 녹차의 효능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준다. 중국 후난성 창사에 있는 후난의과대학 연구팀은 녹차의 폴리페놀류 성분이 암세포의 '자살'을 유도하는 것으로 시험관 실험 결과 밝혀졌다고 밝혔다.
녹차의 떫은맛을 내는 성분이 바로 폴리페놀의 일종인 카테킨 성분이다.
꾸준하게 녹차를 마시면 커피를 마신 사람보다 콜레스테롤 평균치가 낮으며 전반적인 영양상태도 좋다는 국내 전문 의료진의 분석 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성인 남성 1856명을 대상으로 영양소 섭취 상태 및 혈중 지질 수준을 조사한 결과 녹차를 즐겨 마신 사람들이 커피를 선호하는 사람들보다 비타민.무기질 등 영양상태가 우수했고 콜레스테롤이 낮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녹차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균형 있는 식사와 적절한 운동을 하면서 함께 마실 때 효과가 있고 특히 빈혈이나 골다공증 환자.위가 약한 사람.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하루 2∼3잔이 적당하다. 공복보다 식후에 마시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특히 위궤양 같은 위장병이 있는 남성이라면 산성물질인 녹차의 '타닌' 성분이 빈 위장을 자극할 수도 있으므로 지나치게 많은 양을 마시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프리미엄 홍창업 기자
도움말=동원F&B.송재철(가로세로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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