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美, 우크라에 패트리엇 방공미사일 지원…"최종 승인만 남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슬로바키아에 배치된 패트리엇 미사일 방공체계. 로이터=연합뉴스

슬로바키아에 배치된 패트리엇 미사일 방공체계.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미사일 방공체계 '패트리엇'을 지원할 방침이며 최종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다고 미 CNN방송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복수의 미 국방부 관리는 "미 정부가 미사일 방어체계인 패트리엇을 우크라이나에 보내기로 결정했으며, 이번 주 내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서명만 남았고, 차질 없이 승인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패트리엇은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순항미사일·항공기 등을 지상에서 요격하는 미사일로, 한국을 비롯한 독일·일본·이스라엘 등 미국의 주요 동맹국 10여 개국에 배치돼 있다.

패트리엇 포대는 일반적으로 목표물을 탐지·추적하는 레이더, 컴퓨터, 발전 장비와 최대 8개의 발사대로 구성된다. 발사대 하나에는 미사일 4기가 장착된다. 유효사거리는 70~80㎞이며, 지상에서 최대고도 24㎞까지 요격 가능하다.

이 장비 지원이 확정되면 수일 내에 우크라이나로 신속히 보내질 것으로 예상되며, 우크라이나군은 독일에 있는 미군 기지에서 운용 훈련을 받을 것이라고 미 관리들은 전했다.

관리들은 "패트리엇은 가장 효율적인 지상 발사 장거리 방공 무기"라며 "우크라이나에 배치된다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유럽 국가들의 방공망 강화 효과도 볼 수 있다"고 평했다.

다만 몇 개의 패트리엇 포대를 우크라이나 어디에 배치할지와 이미 유럽과 중동 등에 배치된 패트리엇을 우크라이나로 옮기는가 여부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지난 수개월간 고성능 장거리 방공체계를 미국 측에 꾸준히 요구해왔다. 하지만 미국은 패트리엇의 비싼 가격과 운송 문제, 훈련 상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공급을 망설여왔다.

패트리엇 포대 1개의 생산 비용은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이며, 미사일 한 기당 가격은 300만 달러(약 38억8000만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패트리엇 포대는 소규모 방공체계와는 달리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며, 사용 훈련에도 수개월이 걸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럼에도 최근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 시설에 대한 집중 공격이 이어지면서 미국 내에서 방공무기 지원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고 관리들이 전했다.

앞서 지난 11일 바이든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우크라이나의 방공체계 강화를 우선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고 전한 바 있다. 미국은 지금까지 3차원 감시 레이더와 중·단거리 미사일, 발사대 등으로 구성된 첨단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나삼스'(NASAMS)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해왔다.

러시아는 미국이 패트리엇 방공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것이라는 보도와 관련해 실제 지원될 경우 공격 목표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4일 기자들과 전화회의에서 "공식 발표를 기다려야 한다"면서도 "만약 제공된다면 이들은 무조건 러시아군의 합법적 목표물"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파리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원조 회의에서 세계 각국은 10억5000만 유로(약 1조4400억원)의 원조를 약속했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에너지 발전소 공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에너지 발전소의 발전기는 겨울철 우크라이나에게 전장의 갑옷과 장갑차만큼 중요하다"며 장기적인 피해 복구를 위해 15억 유로(약 2조원)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