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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 사칭해도 지워주네"…민들레 "명단 삭제하려면 실명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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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새벽 3시 서울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추모 공간에 음료수와 간식 등 희생자를 위로하는 마음을 담아 시민들이 가져다 놓은 물품들이 가로등 불빛 아래 놓여 있다. 최영재 기자

지난 3일 새벽 3시 서울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추모 공간에 음료수와 간식 등 희생자를 위로하는 마음을 담아 시민들이 가져다 놓은 물품들이 가로등 불빛 아래 놓여 있다. 최영재 기자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한 인터넷 매체 '시민언론 민들레'가 "최근 유족을 사칭해 명단과 이름 삭제를 요청하는 사례가 발생했다"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삭제 신청자의 실명을 확인하겠다고 했다.

민들레는 16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민간 언론사인 민들레로서는 희생자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정부 당국의 협조가 없는 한 유족 사칭 여부를 판단할 권한과 방법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들레는 "희생자들의 이름 공개에 대한 법률 자문을 이미 거쳤지만, 유족의 삭제 요청이 있는 경우 이를 적극 수용해 왔다"며 "그러나 최근 유족을 사칭해 명단과 이름 삭제를 요청하는 사례가 발생했고, 심지어는 조직적인 유족 사칭 움직임까지 감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족의 뜻과 다르게 희생자 이름이 삭제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삭제 신청자의 실명을 확인하는 점을 양해하여 주기 바란다"며 "유가족을 사칭해 희생자의 이름이 삭제된 경우 명단에 다시 게재하고, 사칭범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실제 민들레 홈페이지의 불편신고 코너에는 지난 15일 '유가족이라고 사칭해도 다 지워주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작성자는 "너희가 얼마나 체계적으로 관리하는지 시험해보려고 아까 유가족 지인이라고 사칭해서 이름 지워달라고 했는데 진짜 지웠네"라며 "아무런 검증도 없이 유가족이라고 지워달라고 하면 다 지워주는 거냐? 진짜 뇌가 없는 수준이네"라고 적었다.

이어 "너희가 이딴 식으로 아무런 확인도 없이 지워달라고 요청하면 다 지워줄 정도로 허술하게 운영한다는 사실은 내가 보수 유튜버 및 렉카 유튜버한테 제보할게"라고 덧붙였다.

한편 민들레가 공개한 전체 희생자 명단은 유족들의 항의와 삭제 의사 표명으로 계속 수정되고 있다.

민들레는 당초 전체 희생자 158명 중 155명의 이름을 공개했지만 17일 현재 20여명 이상의 이름이 삭제돼 130여명의 이름이 공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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