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만에 꺾인 물가 상승 전망…집값 전망은 역대 최저 수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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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1년의 물가 상승률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8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국제 유가 하락과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물가의 ‘피크 아웃(정점 통과)’이 올 것이라는 전망이 퍼진 영향이다. 시장 금리 상승 등으로 주택가격 전망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2일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시민들이 반값 세일 코너를 둘러보고 있다.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에 서민들은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장을 보기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뉴스1

22일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시민들이 반값 세일 코너를 둘러보고 있다.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에 서민들은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장을 보기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뉴스1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8월 소비자 동향 조사’에 따르면 이달 기대인플레이션은 전달보다 0.4%포인트 내린 4.3%로 집계됐다. 기대인플레이션이 하락한 건 2021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국제 유가 상승 등으로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치솟으며 7월에는 기대인플레이션(4.7%)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글로벌 물가 흐름이 정점에 가까워졌다는 기대가 나오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 물가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정부 발표 등이 소비자 심리에 영향을 준 듯하다”며 “최근 유가 등이 소폭 하락한 것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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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인플레이션은 향후 1년간 CPI 상승률에 대한 전망이다. 한은은 8월 8~16일 동안 2500가구(응답 2400가구)를 대상으로 기대인플레이션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소비자가 지난 1년간 주관적으로 체감한 CPI 상승률을 의미하는 ‘물가 인식’은 5.1%로 7월과 같았다. 황 팀장은 “유가가 잠깐 하락했지만, 폭우 등으로 식품·채소류 등 생활 물가는 오른 상태”라며 “이에 기반해 물가 인식은 여전히 높게 나타났지만, 하반기 물가 피크 아웃(정점 통과) 기대를 반영해 기대인플레이션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매달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던 금리 수준 전망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8월 금리 수준 전망(149)은 전달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6개월 뒤 지금보다 금리가 오를 것이라 응답한 비율이 다소 감소했다는 의미다. 한은이 지난 7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한 뒤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전망이 퍼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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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피크 아웃과 긴축 속도 조절에 대한 전망 등으로 소비심리는 전달보다는 다소 나아졌다. 8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8로 전달보다 2.8포인트 상승했다. CCSI는 지난 5월부터 석 달 연속 하락했다. CCSI는 장기평균치(2003년 1월~2021년 12월)를 기준으로 100보다 크면 경제 상황을 낙관적, 작으면 비관적으로 해석한다.

금리가 치솟고 아파트 매매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며 주택가격이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은 크게 늘었다. 주택가격전망 CSI(76)는 전달보다 6포인트 하락하며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택가격 전망지수는 1년 뒤 집값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는 지수로 100보다 클수록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답한 가구가 많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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