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치 하락, 장중 연저점 기록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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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2호 05면

강(强)달러의 귀환에 원화 가치 하락이 다시 시작됐다. 19일 장중에는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화의 자유 낙하를 부르는 건 미국의 고강도 긴축과 중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이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값은 전날보다 5.2원 하락(환율 상승)한 달러당 1325.9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원화값이 1328.8원까지 밀리며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종전 연저점(장중)은 지난달 15일 1326.7원이다. 원화값은 12일 1302.4원을 기록한 뒤 4거래일 동안 23.5원 하락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원화 가치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강달러의 귀환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공포와 중국·유럽의 경기 둔화 가능성이 달러 강세를 다시 부추기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1973년=100)는 18일(현지시간) 107.4로 한 달 만에 다시 107선을 넘어섰다. 물가 ‘피크 아웃’(정점 통과) 조짐에 약화했던 긴축 공포는 다시 커지고 있다. 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18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반면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주요국 통화는 힘이 빠지고 있다. 위안화는 19일 달러당 6.8위안으로 미끄러졌고, 유로화도 달러당 1.007유로까지 떨어졌다. 당분간 달러 강세(원화 약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며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선호가 커지고 있어서다. 소재용 신한은행S&T센터 리서치 팀장은 “연준의 통화정책이 완화적으로 돌아선다는 명확한 신호가 나오기 전까지는 강달러가 지속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오는 2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금융권에서는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만큼, 빅스텝(0.5%포인트 인상)보다는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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