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탱하고 잘 벗겨진다…이 나라선 산 채로 잡아 비행기 타는 '최고 별미'

중앙일보

입력 2022.07.23 07:20

업데이트 2022.07.23 08:42

캐나다 동부 지역은 랍스터 세계 최대 생산지다. 랍스터가 전 세계에 수출되기 전에는 이 지역에서 가난한 사람들이나 랍스터를 먹었다고 한다. 사진 캐나다관광청

캐나다 동부 지역은 랍스터 세계 최대 생산지다. 랍스터가 전 세계에 수출되기 전에는 이 지역에서 가난한 사람들이나 랍스터를 먹었다고 한다. 사진 캐나다관광청

캐나다 동부 지역은 흥미로운 여행지다. 북미 대륙에 뿌리내린 프랑스 문화권이어서다. 여기에 천혜의 자연이 있다. 비옥한 땅과 울창한 숲, 그리고 거대한 바다까지. 이 지리적 조건이 문화적 조건과 뒤섞이고 포개지면서 독특한 음식 문화를 낳았다. 순수한 자연의 맛과 프랑스풍 조리법이 어울린 캐나다 동부 지역의 향토 음식을 소개한다.

캐나다 동부 지역 지도. 온타리오주, 퀘벡주, 뉴브런즈윅주, 노바스코샤주 등으로 구성돼 있다. 뉴브런즈윅과 노바스코샤 사이에 있는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가 랍스터의 고장이다. 그래픽 구글지도

캐나다 동부 지역 지도. 온타리오주, 퀘벡주, 뉴브런즈윅주, 노바스코샤주 등으로 구성돼 있다. 뉴브런즈윅과 노바스코샤 사이에 있는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가 랍스터의 고장이다. 그래픽 구글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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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캐나다 국민 간식 푸틴. 감자튀김에 고기 소스를 넣고 치즈를 곁들인 '칼로리 폭탄' 음식이다. 손민호 기자

캐나다 국민 간식 푸틴. 감자튀김에 고기 소스를 넣고 치즈를 곁들인 '칼로리 폭탄' 음식이다. 손민호 기자

캐나다인은 푸틴을 먹는다. 그것도 즐겨 먹는다. 긴 겨울밤 우리가 군고구마 까먹듯이, 캐나다에선 온 가족이 모여 푸틴을 나눠 먹는다. 집에서도 자주 해 먹지만, 식당에서 단독 메뉴로도 판다.

푸틴(Poutine)은 캐나다 국민 간식이다. 원래는 캐나다 동부 퀘벡시의 한 레스토랑에서 개발됐다고 하는데, 지금은 캐나다 전역은 물론이고 미국에서도 즐긴다. 특별한 건 없다. 감자튀김에 그레이비 소스 듬뿍 얹은 뒤 쫄깃한 식감의 치즈를 넣은 게 전부다. 일종의 감자튀김 범벅이다. 감자튀김에 고기 육수로 낸 소스 넣고 치즈까지 더했으니 이만한 ‘칼로리 폭탄’도 없다. 여기에 베이컨·푸아그라·계란 등을 추가해 먹기도 한다. 아무튼, 이 칼로리 폭탄과 더불어 프렌치 캐나디안은 길고도 추운 겨울을 버텼다.

캐나다 동부 퀘벡시의 전통 레스토랑 '라 부쉬'의 메뉴판. 베이컨과 계란, 콩을 넣은 푸틴 요리가 22캐나다달러(약 2만2000원)이다. 손민호 기자

캐나다 동부 퀘벡시의 전통 레스토랑 '라 부쉬'의 메뉴판. 베이컨과 계란, 콩을 넣은 푸틴 요리가 22캐나다달러(약 2만2000원)이다. 손민호 기자

푸틴이란 이름은 프랑스 음식 ‘푸딩(Pudding)’에서 왔다는 게 정설이다. 푸딩은 원래 ‘부드럽게 섞이다’는 뜻이다. 최근에는 현 러시아 대통령과 발음이 비슷해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생겼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하는 뜻으로 퀘벡시의 한 레스토랑이 푸틴 판매를 당분간 중단했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다.

메이플 시럽

메이플 시럽을 살짝 얼린 메이플 테피. 캐나다 동부 지역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이다.

메이플 시럽을 살짝 얼린 메이플 테피. 캐나다 동부 지역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이다.

단풍은 캐나다 국가 상징이다. 국기에도 단풍잎이 그려져 있다. 한국 드라마 ‘도깨비’에서 캐나다를 ‘단풍국’이라 불렀을 만큼, 캐나다는 단풍이 흔하다. 특히 동부 지역이 단풍으로 유명하다. 전 세계 메이플 시럽의 85%를 캐나다가 공급하는데, 캐나다에서도 퀘벡주 생산량이 가장 많다. 메이플 시럽을 단풍나무 수액으로 만드니 당연한 결과다.

우리가 초봄이면 고로쇠나무에서 수액을 채취해 먹듯이, 캐나다에선 단풍나무 수액을 먹는다. 우리는 보통 달짝지근한 수액을 그냥 마시지만, 캐나다에선 단풍나무 수액을 끓이고 졸여 시럽을 만들어 먹는다. 이게 메이플 시럽이다. 어떠한 첨가물이 추가되지 않는다. 캐나다에선 온갖 종류의 음식에 메이플 시럽이 들어간다.

전통 방식으로 메이플 태피를 만드는 모습. 옛날에는 눈에 시럽을 부어 만들었다고 한다. 사진 캐나다관광청

전통 방식으로 메이플 태피를 만드는 모습. 옛날에는 눈에 시럽을 부어 만들었다고 한다. 사진 캐나다관광청

시럽만 맛볼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막대에 시럽을 묻혀 얼음 위에서 살살 굴리면 엿처럼 굳는데, 이를 메이플 태피(Maple Taffy)라 한다. 길거리 음식으로도 유명하고, 전통 레스토랑에서 후식으로도 나온다. 옛날에는 눈에 시럽을 부어 메이플 태피를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우리 엿과 같은 식감과 단맛이 난다.

아이스와인

캐나다 동부 지역 와이너리의 언 포도. 얼었다 녹기를 반복한 포도를 수확해 아이스와인을 만든다. 사진 캐나다관광청

캐나다 동부 지역 와이너리의 언 포도. 얼었다 녹기를 반복한 포도를 수확해 아이스와인을 만든다. 사진 캐나다관광청

캐나다 관광 기념품 1순위는 메이플 시럽이다. 가격 부담도 덜하고 부피도 크지 않아서다. 기념품 2위가 아이스와인이다. 매우 비싸지만, 워낙 유명해 무리해서라도 사온다.

아이스와인은 만드는 방법이 독특하다. 사흘 연속 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떨어진 날을 기다려 포도나무에서 떨어지지 않은, 다시 말해 얼었다 녹는 과정을 되풀이한 포도를 수확해 와인을 만든다. 그래서 아이스와인이다. 포도가 수차례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면 당분이 농축돼 단맛과 신맛이 확 오른다고 한다. 아이스와인은 여느 와인보다 맛과 향이 매우 강하다.

캐나다 동부 온타리오주가 캐나다 최대 와인 생산지다. 캐나다 와인 생산량의 75%를 차지한다. 온타리오주에서도 나이아가라폭포 주변의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Niagara on the Lake) 지역이 와이너리로 유명하다. 캐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 지역으로, 일대에 와이너리 40개가 있다.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 지역 와이너리의 대표 와인이 아이스와인과 리슬링 와인이다. 캐나다에서 나이아가라는 폭포만큼 와인이 유명하다.

랍스터

랍스터. 캐나다 동부 해안의 랍스터는 다른 지역의 랍스터보다 크고 살이 단단하다. 사진 캐나다관광청

랍스터. 캐나다 동부 해안의 랍스터는 다른 지역의 랍스터보다 크고 살이 단단하다. 사진 캐나다관광청

우리나라에선 최고 별미지만, 캐나다 동부 지역에선 흔하디흔한 게 랍스터다. 캐나다 동부 노바스코샤주, 뉴브런스윅주,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주 등 북대서양과 맞닿은 지역에서 전 세계 랍스터의 절반 이상을 공급한다.

특히 ‘빨간 머리 앤’의 고장으로 알려진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는 ‘랍스터 섬’으로 통한다. 지금도 섬 주민 1200여 명이 100년 넘게 대를 이어 랍스터를 잡고 있다고 한다. 매년 가을 섬에서 국제 갑각류 페스티벌이 열린다.

캐나다 동부 해안의 랍스터가 유명한 이유가 있다. 수확량도 압도적으로 많지만, 랍스터가 찬 바다에 살아 살이 탱탱하고 껍질이 잘 벗겨진단다. 호주나 캘리포니아에서 잡히는 랍스터보다 크기도 크다. 랍스터가 흔하다 보니, 별의별 일도 있다.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 공항에서는 살아있는 랍스터를 싣고 비행기를 탈 수 있으며, 맥도날드에서 시즌 상품으로 랍스터 버거를 내기도 한다. 이들 지역의 대표 길거리 음식이 바게트에 랍스터를 넣은 랍스터 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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