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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한유섬, 홈런 11위가 타점 1위 달리는 비결

중앙일보

입력

올 시즌 타점 1위를 달리고 있는 SSG 4번 타자 한유섬. [뉴스1]

올 시즌 타점 1위를 달리고 있는 SSG 4번 타자 한유섬. [뉴스1]

프로야구 SSG 랜더스는 선발 마운드가 막강하다. 평균자책점 1위 김광현과 2위 윌머 폰트를 모두 보유했다. 그러나 막강한 장타력을 앞세운 타선 역시 SSG가 개막 이후 줄곧 선두를 유지하는 비결 중 하나다. 그 중심에 4번 타자 한유섬(33)이 있다.

한유섬은 11일까지 72타점을 올려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독보적인 홈런 1위인 KT 위즈 박병호를 2위(69개)로 밀어내고 무서운 속도로 타점을 쌓아올렸다. 팀 타점 1위(398개)로 승승장구 중인 SSG 타선에서 한유섬이 올린 타점의 비중이 20% 가까이 된다.

한유섬은 지난해 홈런 31개를 친 거포다. 정작 올 시즌 홈런 순위는 그리 높지 않다. 11개를 쳐 공동 11위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홈런당 타점은 2.09점으로 올 시즌 10홈런을 넘긴 타자들 중 김현수(LG 트윈스·2.11점) 다음으로 높다. 홈런 11개 중 8개가 주자가 루상에 있을 때 터졌다.

홈런 수가 줄어든 대신 2루타로 주자를 많이 쓸어 담았다.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2루타(24개)를 쳤다. 올해 한유섬의 적시타로 득점을 올린 SSG 주자는 총 61명. 2위 김현수(50명)에 넉넉히 앞서 있다.

올 시즌 타점 1위를 달리고 있는 SSG 4번 타자 한유섬. [연합뉴스]

올 시즌 타점 1위를 달리고 있는 SSG 4번 타자 한유섬. [연합뉴스]

한유섬은 특히 결정적인 득점 기회에서 강하다. 올 시즌 벌써 10번의 결승타를 쳐 김현수(12회), 이정후(키움 히어로즈·11회)에 이어 리그 3위에 올라 있다. 팀이 승리한 경기에서 64타점을 올렸고, 1점 차로 이긴 경기에서 10타점(공동 2위)을 뽑아 박빙 승부에 크게 기여했다.

부침을 겪기도 했다. 한유섬은 4월까지 타율 0.395, 27타점을 기록하면서 펄펄 날았다. SSG가 시즌 초반 독보적인 1위로 치고 나가는 데 큰 힘을 보탰다. 5월과 6월에도 매달 홈런 3~4개를 치고 18타점씩 올리면서 해결사 역할은 해냈다. 다만 5월 타율 0.267, 6월 타율 0.188로 정확도가 점점 떨어졌다. 특히 지난달엔 '모 아니면 도'의 흐름이 계속돼 월간 삼진 수가 33개로 늘었다.

한유섬은 이달 들어 다시 페이스를 회복했다. 시즌 초반만큼 자주 출루하진 못하지만, 득점권 타율이 0.333으로 시즌 타율(0.282)을 크게 웃돈다. 클러치 능력도 여전하다. 2위 키움의 추격이 거셌던 지난 7일 인천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쐐기 3점 홈런을 터트려 승리를 뒷받침했다. 지난 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연장 10회 2사 만루에서 주자를 모두 불러 들이는 3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 값진 승리를 만들어냈다.

김원형 SSG 감독은 "팀마다 4번이라는 타순이 굉장히 중요하고, 그 팀에서 가장 잘 치는 선수를 배치한다. 4번 타자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타점 생산"이라며 "한유섬이 그 역할을 잘하고 있다. 매 경기 잘할 수는 없지만, 중요할 때 한 번씩 자신의 몫을 해내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올 시즌 타점 1위를 달리고 있는 SSG 4번 타자 한유섬. [연합뉴스]

올 시즌 타점 1위를 달리고 있는 SSG 4번 타자 한유섬. [연합뉴스]

SSG는 시즌 개막 후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2위 키움과 3위 LG가 서서히 간격을 좁혀오고 있다. SSG가 6월 승률 0.565로 4위에 머무는 동안, LG(0.714)와 키움(0.667)은 월간 성적 1~2위로 분발했다. SSG의 전력도 완전하지 않다. 외국인 타자 케빈 크론은 계속 부진하다 교체됐고, 새 멤버 후안 라가레스는 후반기부터 팀에 합류한다. 키움과의 전반기 마지막 맞대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려면, 한유섬의 활약이 중요하다.

한유섬 역시 마음가짐이 남다르다. 팀에 득점이 꼭 필요한 상황이 오면, 마음속으로 '제발 내 앞에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고 바란다. "내가 이 승부를 끝내고 싶다"는, 4번 타자의 책임감이다. 그는 "승패가 걸린 타석은 꼭 해결하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결승타가 많아진 것 같다. 4월처럼 잘하는 건 쉽지 않겠지만, 앞으로도 (결정적인 안타를) 많이 치고 싶다"고 했다.

정규시즌 1위 수성을 향한 의지도 숨기지 않았다. 한유섬은 "아무래도 2위 키움이 신경쓰일 수밖에 없고, 선수들도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며 "키움이 상승세라면, 우리도 계속 이기는 수밖에 없다. 큰 점수 차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마음으로 나서고 있다"는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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