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허경민이 6일 잠실 키움전 7회 말 1사 만루에서 역전 결승 만루홈런을 터트린 뒤 주먹을 불끈 쥐며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7/07/18aff6dc-f238-404b-bd65-1a86765640a8.jpg)
두산 허경민이 6일 잠실 키움전 7회 말 1사 만루에서 역전 결승 만루홈런을 터트린 뒤 주먹을 불끈 쥐며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허경민(32)은 만루홈런을 치고도 활짝 웃지 못했다. 오히려 "기분이 좋아도 표현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씁쓸해했다. 여전히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팀 분위기가 마음에 걸려서다.
두산은 지난 6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5-2로 이겨 5연패를 끊었다. 7회 초까지 0-2로 지고 있다가 7회 말 허경민의 역전 결승 그랜드슬램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2015년 9월 이후 6년 10개월 여만의 6연패 위기를 가까스로 벗어났다.
7년 가까이 6연패가 없었다는 건, 두산이 얼마나 강한 팀이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당장 올 시즌만 해도 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 NC 다이노스, 롯데 자이언츠까지 네 팀이 이미 6연패 이상을 경험했다.
선두 SSG 랜더스도 지난해 8월 20일 NC전부터 27일 KT전(1무 포함)까지 6연패를 했다. 아직 1년도 채 지나지 않았다. 2위 키움은 지난해 4월 14일 LG 트윈스전부터 21일 한화전까지 7연패로 고전해 시즌 초반 레이스에 어려움을 겪었다. LG와 KT 위즈도 나란히 2020년 6월에 7연패와 6연패 터널을 통과했다. '장기 연패'란 오직 두산에게만 먼 과거의 일이었다.
올해는 분위기가 좀 다르다. 두산은 6일까지 33승 2무 42패(승률 0.440)로 8위에 올라 있다. 7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격차가 크지 않은 대신, 9위 NC에게 턱 밑까지 쫓긴 신세다. 일단 5연패에서 마침표를 찍었지만, 언제 다시 연패가 이어질지 몰라 위태롭다. 지난해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두산에게는 낯선 현실이다. 허경민은 "지금 순위에 기분이 좋은 선수는 없을 거다.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고, 반성할 부분은 반성해야 한다"며 "나부터 더 노력하고, 노력을 넘어 더 좋은 경기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역전 결승 만루홈런을 터트린 두산 허경민(가운데)이 6일 잠실 키움전 승리 후 동료들과 5연패 탈출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7/07/03223c39-7921-4585-a03c-fa93e5a4f130.jpg)
역전 결승 만루홈런을 터트린 두산 허경민(가운데)이 6일 잠실 키움전 승리 후 동료들과 5연패 탈출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허경민의 마음은 유독 편치 않았다. 그는 지난달 14일 키움전에서 무릎을 다쳐 3주 가량 전열을 이탈했다. 팀에서 가장 잘 치던 타자가 빠지면서 타선이 급격하게 약해졌다. 허경민이 없는 사이 연패를 거듭한 두산은 15경기에서 4승 1무 10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냈다. 그가 복귀 이틀 만에 역전 결승 만루홈런을 터트리고도 한숨부터 내쉰 이유다. 허경민은 "내가 빠진 사이 팀이 계속 지는 걸 보면서 주축 선수로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 올 시즌 남은 경기는 모두 나서고 싶다"고 했다.
허경민은 '두산 왕조'의 주역 중 하나다. 꾸준히 주전 3루수로 활약하면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디딤돌을 놓았다. 그 역사를 함께 만든 동료들 중 일부는 다른 팀으로 흩어졌지만, 그는 여전히 두산에 남아 힘겨운 여정을 함께하고 있다.
허경민은 "어릴 땐 잘 몰랐는데, 연차가 쌓이고 나니 예전에 선배들이 해주신 이야기가 어떤 의미였는지 가슴에 와닿는다"며 "팀에 나 혼자만 있는 게 아니다. 김재호 형, 김재환 형, 정수빈 등 동료들이 함께 노력하고 있다. 힘들지만 고참 선수로서 (팀이 반등할 수 있도록) 잘 이끌어보겠다"고 거듭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