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올스타 이정후가 팬들에게 선물합니다, 이 헤어 스타일

중앙일보

입력

머리를 기르고 있는 키움 이정후. [연합뉴스]

머리를 기르고 있는 키움 이정후. [연합뉴스]

샌디에이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AP=연합뉴스]

샌디에이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AP=연합뉴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4)가 올스타전에서 화끈한 팬서비스를 예고했다. '레게 머리'를 예고했다.

올스타 투표가 발표된 다음날인 5일 만난 이정후는 "평생 한 번 출전하기도 어려운 올스타전에 올해도 팬 투표로 뽑혔다. 정말 영광이다"라고 했다. 이정후는 16일 열리는 올스타전에서 나눔 올스타 외야수 1위에 올랐다. 2008년 창단한 키움은 후발주자로 팬층이 두텁지 않다. 그럼에도 이정후는 팬과 선수단 투표에서 고르게 득표해 팀내에서 유일하게 베스트12로 선정됐다. 2017, 2019, 2020, 2021년에 이어 개인 통산 다섯 번째다.

프로 데뷔 6년차를 맞은 이정후의 기량은 절정에 올랐다. 78경기(5일 기준)에 출전해 타율 0.343, 14홈런 59타점을 올렸다. 타율 1위, 홈런 2위, 타점 3위, 최다안타 1위(102개), 출루율 1위(0.427) 등 전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라있다. 찬스에서도 강해 득점권 타율(0.417)도 1위다. 5일 두산전에서도 안타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1-2로 뒤진 9회 초 2사 만루에서 강한 타구를 날려 상대 실책을 유도했다. 키움은 4-3 역전승을 거두고, 9연승을 달렸다.

정확도를 유지하면서 장타력까지 끌어올린 점이 눈에 띈다. 이정후는 삼진(15개)과 홈런(14개) 숫자가 거의 같다. KBO리그 역사상 규정타석을 채우면서 삼진보다 홈런이 많았던 선수는 두 명이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김봉연(22홈런, 13삼진)과 백인천(19홈런, 17삼진)이다. 이정후의 아버지 이종범(52) LG 트윈스 2군 감독도 이루지 못했다. 이종범 감독은 1995년 홈런 16개를 치면서 삼진 20개를 당했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연합뉴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연합뉴스]

이정후는 "아버지가 올스타전에 출전하시는 모습을 자주 봤다.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다. 나도 그 자리에 서고 싶었고, 그러게 돼 기쁘다. 코로나19 때문에 지난 2년간 올스타전이 열리지 않아서 이번 올스타전이 더 기다려진다"고 했다. 이어 "2019년 한국시리즈 이후 꽉 찬 경기장에서 뛴 기억이 없다. 잠실구장에서 팬들을 만나게 돼 기쁘다"고 했다.

자신을 지지해 준 팬들을 위해 볼거리도 준비하고 있다. '레게 머리'로 불리는 드레드록 헤어스타일이다. 이정후는 요즘 머리를 기르고 있다. 그는 "올스타전이 열릴 때면 '레게 머리'가 가능할 정도의 길이가 된다. 안되면 머리를 붙여서라도 올스타전에서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이정후의 스타일 롤모델은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3·도미니카공화국)다. 이정후와 키움에서 함께 뛴 선배 김하성(27)의 팀 동료다. 타티스는 뛰어난 실력에 화려한 세리머니, 패션까지 겸비한 MLB의 아이콘이다. 지난해엔 유니폼 판매량 2위에 올랐다. 타티스를 상징하는 스타일이 바로 '레게 머리'다. 이정후는 최근 타티스처럼 딱 달라붙는 바지를 입고, 헤어밴드를 착용하고 있다.

타티스는 이정후와 마찬가지로 야구인 2세다. 그의 아버지 페르난도 타티스는 과거 박찬호로부터 한 이닝에 만루홈런 두 개를 때려낸 기록을 갖고 있다. 이정후도, 타티스도 아버지를 보며 야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2018 아시안게임에서 선수와 코치로 함께 한 이종범(오른쪽)과 이정후. [연합뉴스]

2018 아시안게임에서 선수와 코치로 함께 한 이종범(오른쪽)과 이정후. [연합뉴스]

올해 올스타전에선 이정후와 이종범 감독이 나란히 선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종범 감독이 15일 열리는 퓨처스 올스타전에 참석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올스타 경기는 다음날 열리지만 홈런 레이스가 있어 선수들은 모두 경기장을 찾는다.

아쉽게도 이정후는 홈런 레이스에 출전하지 않을 듯하다. '이정후, 공 여기로 날려줘'라는 팻말을 든 팬에게 홈런을 쳤던 이정후는 "사실 연습 타격 때도 담장을 잘 못 넘긴다. 특히 잠실은 어렵다"며 "원하는 방향으로는 칠 수 있는데, 거리를 늘리는 건 하지 못한다"고 웃었다.

아버지가 아들 앞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줄 기회도 있을 듯 하다. KBO는 한국프로야구 출범 40주년을 맞이해 팬, 전문가 투표로 '레전드 40인'을 선정했다. KBO는 올스타전에서 최상위 득표자 4명을 공개한 뒤, 일주일마다 발표하기로 했다.

이정후는 "아버지가 레전드 40인 발표를 앞두고 기대하고 있다. 올스타전에서 아버지는 레전드로, 나는 올스타로 같은 무대에 서면 좋겠다. 아버지가 많은 팬들 앞에서 레전도로 인정받는 자리니까 멋질 것 같다"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이정후가 꿈꾸는 가장 완벽한 그림은 '미스터 올스타'가 아닌 '친구들과 함께 뛰는 올스타전'이다. 이정후는 "최선을 다하겠지만 MVP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같이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혜성, 김재웅, 이승호가 올해 잘하고 있다. 추천선수로 선발돼 함께 올스타전에서 뛰면 좋겠다"고 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