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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3회, 2009년 5회…내년 WBC '한일전' 몇회 맞붙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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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이 2006년 WBC 일본과의 1라운드 경기에서 8회 역전 2점 홈런을 터트린 뒤 박수를 치며 1루로 향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승엽이 2006년 WBC 일본과의 1라운드 경기에서 8회 역전 2점 홈런을 터트린 뒤 박수를 치며 1루로 향하고 있다. [중앙포토]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4년 만에 야구 한일전이 열린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은 지난 8일(한국시간) 제5회 WBC 본선 1라운드 조 편성 결과를 발표했는데, 한국은 일본·호주·중국·예선 통과국과 함께 B조에 포함됐다.

본선 1라운드 B조 경기는 내년 3월 10일부터 14일까지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다. 한국과 일본이 WBC 무대에서 만나는 건 2009년 제2회 대회 결승전 이후 처음이다. 당시 한국은 연장 10회 승부 끝에 3-5로 져 준우승했다. 이후 2013년과 2017년 WBC에도 참가했지만, 번번이 1라운드에서 탈락해 일본과 더는 맞붙지 못했다.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여파로 2년간 미뤄지다 내년 3월 다시 열리게 됐다. 지난 대회 성적을 토대로 결정된 16개국과 각 지역 예선을 통해 올라올 4개국이 본선 라운드를 치른다. A조는 대만·쿠바·이탈리아·네덜란드·예선 통과국, C조는 미국·캐나다·멕시코·콜롬비아·예선 통과국, D조는 푸에르토리코·베네수엘라·이스라엘·도미니카공화국·예선 통과팀으로 구성됐다. 1라운드 각 조 1·2위가 8강에 진출하고, 이후 결승까지는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된다.

WBC는 세계적으로 가장 위상이 높은 야구 국가대항전이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의 주도로 출범한 대회라 유일하게 현역 빅리거를 포함한 전 국가 프로 리그 선수가 참가한다. 2006년 출범 이후 사실상 야구 종목의 세계선수권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야구 월드컵이 폐지된 2013년 3회 대회부터는 WBC 우승국에 '국제야구연맹(IBAF) 챔피언십' 타이틀이 주어진다.

한국은 2006년 첫 대회에서 쟁쟁한 메이저리거들을 차례로 꺾으면서 4강에 진출하는 신화를 썼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은 물론이고, 해외파인 박찬호·서재응·최희섭·김병현·이승엽까지 총출동해 역대 가장 호화로운 대표팀을 꾸렸다.

이종범이 2006년 WBC 일본과의 2라운드 경기에서 8회 역전 결승 2타점 적시타를 터트린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며 환호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종범이 2006년 WBC 일본과의 2라운드 경기에서 8회 역전 결승 2타점 적시타를 터트린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며 환호하고 있다. [중앙포토]

특히 이승엽은 일본과의 1라운드 첫 대결에서 1-2로 뒤진 8회 1사 1루서 역전 결승 2점 홈런을 쏘아 올려 '국민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일본과의 2라운드 재대결에서는 주장 이종범이 0-0으로 맞선 8회 1사 2·3루서 결승 2타점 2루타를 작렬했다. 당시 일본 최고의 소방수였던 후지카와 규지를 상대로 때려낸 결승타라 더 짜릿했다. 두 번의 한일전에서 다이빙 캐치와 레이저 송구로 실점을 막은 이진영은 '국민 우익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2009년 2회 대회에서는 한국이 4강을 넘어 결승까지 오르면서 더 강한 위력을 뽐냈다. 한국이 치른 9경기 중 5경기가 한일전이었는데, 첫 대회에서 흥행 위력을 실감한 조직위원회가 최대한 양국이 자주 맞붙도록 경기 방식을 바꾼 탓이었다.

한국은 1라운드 첫 경기에 '일본 킬러' 김광현을 선발로 내보냈지만, 일본의 현미경 분석에 처참하게 당했다. 2-14, 7회 콜드게임 패배였다. 그러나 1라운드 결승전에서는 봉중근·정현욱·류현진·임창용의 무실점 계투와 김태균의 결승 적시타를 앞세워 1-0으로 이기는 반전을 연출했다.

마지막 대결이던 결승전도 팽팽하고 극적이었다. 1-2로 뒤진 9회 말 2사 1·2루서 이범호가 일본 최고의 투수 다르빗슈 유를 상대로 동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2루주자 이종욱이 슬라이딩으로 홈을 밟는 순간, 대한민국 전체가 들썩였다. 연장전에서 패했지만, 한국 야구의 뒷심을 보여준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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