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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 '무함마드 모욕' 파문…힌두교인 참수후 SNS 올린 무슬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인도 집권당 인사가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모욕한 데서 시작된 종교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해당 발언을 옹호한 힌두교 남성이 이슬람교도에 의해 참혹하게 살해된 가운데, 이번 사건이 인도 내 종교 갈등을 폭발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8일(현지시간) 무슬림 남성들에 의해 살해당한 힌두교 남성 재단사 칸하이야 랄(40)의 가게 앞에 모인 군중들의 모습. [AP=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무슬림 남성들에 의해 살해당한 힌두교 남성 재단사 칸하이야 랄(40)의 가게 앞에 모인 군중들의 모습. [AP=연합뉴스]

타임스오브인디아(TOI)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인도 서부 라자스탄주(州) 우다이푸르에선 두 명의 무슬림 남성이 힌두교도 남성 재단사 칸하이야 랄(40)의 가게에 침입해 그를 살해했다.

범인들은 손님으로 위장하고 가게에 들어간 뒤, 랄이 한 명의 신체 치수를 재는 사이 공격했다. 이들이 랄을 참수하는 장면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리며 인도 사회는 충격에 휩싸였다. 영상에서 범인들은 범행을 자랑하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향해서도 위협성 메시지를 남겼다.

랄은 앞서 SNS에 인도국민당(BJP) 대변인 누푸르 샤르마의 발언을 지지하는 글을 게시했다. 샤르마 대변인은 지난달 한 TV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슬람교 예배당 '갼바삐 모스크(Gyanvapi Mosque)'와 관련한 얘기를 하는 도중 예언자 '무함마드'에 대한 모욕성 발언을 했다.

랄은 SNS에 글을 올린 이후 살해 위협을 받고 있었다고 TOI는 전했다. 그는 게시글을 올린 직후 가게 운영을 잠시 멈췄다가, 사건 발생 사흘 전 다시 문을 열었다.

현지 경찰은 랄을 살해한 두 명의 무슬림 남성을 체포해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다. 인도 내무부도 라자스탄주에 국가조사국(NIA) 요원을 파견해 이번 살인이 테러단체와 관련이 있는지 조사 중이다.

아쇼크 게로트 라자스탄주 총리는 “범인들에게 엄격한 처벌을 내릴 것을 약속한다”며 “살해 장면이 담긴 동영상은 사회 불화를 초래한다. 유포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라자스탄주는 우다이푸르 일부 지역의 인터넷을 차단하고 통금령을 내리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인도 내 무슬림들이 누푸르 샤르마 인도국민당(BJP) 대변인의 체포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8일(현지시간) 인도 내 무슬림들이 누푸르 샤르마 인도국민당(BJP) 대변인의 체포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샤르마 대변인의 발언 이후 이슬람권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무함마드에 대한 모욕은 대표적인 ‘레드라인’(넘지 말아야 할 한계선)으로, 발언 직후 인도 각지에서 샤르마 대변인의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이슬람 국가들까지 자국 주재 인도대사를 초치하는 등 반발하자 인도국민당은 지난달 5일 “어떤 종교의 종교적 인물에 대해서도 모욕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 샤르마를 정직시키는 등 사태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이후 우타르프라데시 주 정부가 무슬림 시위의 주동자로 지목된 인사의 집을 철거하며 내부의 갈등은 커졌다.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무슬림 '시위 주모자'의 집을 철거하는 주 당국. [로이터=연합뉴스]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무슬림 '시위 주모자'의 집을 철거하는 주 당국.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독일 공영방송 도이치벨레(DW)는 “인도 내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심각한 폭동 등 국가적인 일로 번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는 약 2억 명의 무슬림이 살고 있지만, 14억 명에 달하는 전체 인구 중 80%는 힌두교 신자다. DW는 “모디 총리는 무슬림에 대한 차별 대우로 오랜 기간 비판을 받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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