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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째 기회 잡은 박효준, 이번엔 살아남아야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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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 파이리츠 박효준. [USA투데이=연합뉴스]

피츠버그 파이리츠 박효준. [USA투데이=연합뉴스]

세 번째 기회가 왔다. 피츠버그 파이리츠 박효준(26)이 메이저리그에 복귀했다.

박효준은 지난해 뉴욕 양키스에서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2015년 미국으로 건너간 지 7년 만의 쾌거였다. 피츠버그로 이적한 이후에는 출전 기회가 더 늘어 44경기에 출전했다. 올해는 마침내 개막 로스터에 포함됐고, 개막전에서 9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따뜻한 봄날이 온 것 같았다.

하지만 박효준의 빅리그 생활은 길지 않았다. 6경기에서 14타수 3안타 2타점에 그치면서 출전 기회가 줄어들었다. 결국 앤서니 알포드(현 KT 위즈)에게 자리를 내주고 마이너리그 AAA로 내려왔다.

지난달 30일 박효준은 다시 한 번 빅리그로 올라왔다. 벤 개멀이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내·외야 수비가 모두 가능한 박효준이 대체자로 선택됐다. 박효준은 이날 연장 10회 대주자로 나와 3루에서 홈을 파고들었으나 아웃됐다. 그리고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피츠버그 파이리츠 박효준. [AP=연합뉴스]

피츠버그 파이리츠 박효준. [AP=연합뉴스]

피츠버그는 14일(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박효준을 메이저리그로 불러들였다. 올 시즌 세 번째 빅리그 콜업이다. 지난 12·13일 경기에서 연속 3안타를 때려내는 등 6월 들어 타율 0.310(29타수 9안타) 1홈런 6타점의 고감도 타격을 보여준 덕분이다.

박효준 앞에는 가시밭길이 펼쳐져 있다. 14일 경기에서도 벤치만 지켰다. 지난해 양키스에서 함께 이적한 디에고 카스티요가 6번·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박효준의 또다른 주포지션인 2루수로는 대만 출신 장위청이 나섰다. 외야수도 소화할 수 있지만, 내야에 비해 수비력이 뛰어난 편은 아니라 선발 출전은 어렵다.

경쟁자는 빅리그에만 있는 게 아니다. 피츠버그는 MLB 전체 랭킹에서도 손꼽히는 내야 유망주들을 데리고 있다. 닉 곤잘레스(18위·파이프라인 기준), 오닐 크루즈(22위), 리오버 페게로(59위) 등이 마이너리그에서 성장하고 있다. 특히 파워를 겸비한 크루즈는 올해 안에 빅리그 데뷔가 유력하다.

피츠버그 파이리츠 박효준. [AP=연합뉴스]

피츠버그 파이리츠 박효준. [AP=연합뉴스]

또다른 한국인 내야수 배지환(23)도 박효준의 잠재적 경쟁자다. 배지환 역시 내야가 주포지션이지만 외야수를 겸하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변신했다. 배지환은 AAA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에서 5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3(201타수 61안타), 6홈런 30타점 13도루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꾸준히 피츠버그가 박효준을 불러올리는 건 다재다능함을 갖춘 기대주이기 때문이다. 마이너리그에서도 어느 정도 파워를 보여줬고, 선구안과 주루 능력도 탁월하다. 외야로 이동한 할만큼 송구 능력도 뛰어나다. 토론토 부사장 시절부터 선수 발굴에 일가견이 있는 벤 채링턴 단장도 그런 부분을 눈여겨봐 양키스와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다만 박효준에게 주어진 시간이 길진 않다. 병역 문제 때문이다. 박효준은 지난해 도쿄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병역법상 길어도 1~2년 정도만 연기할 수 있다. 내년으로 미뤄진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되려면 의미있는 성과를 내야 한다. 팀내 유망주들도 후반기가 되면 메이저리그로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룬 박효준이 좀 더 오래 활약하려면 지금부터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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