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김만배에 많이 벌었음 나눠주라 해 다퉈" 정영학 증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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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2018년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에게 “돈을 많이 벌었으면 나눠줘야지”라고 말했다가 다퉜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정영학 회계사의 증언이다.

정영학 회계사는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곽 전 의원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의 3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은 취지로 증언했다.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뉴스1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뉴스1

정 회계사는 검찰 조사에서 2018년 가을께 서울 서초구에 있는 김씨의 단골 식당에서 곽 전 의원, 남욱 변호사 등 네 명이 모여 식사했으며 이 자리에서 문제의 발언이 나왔다고 진술했다. 이날 법정에서도 같은 취지로 증언했다.

정 회계사는 당시 김씨가 “사업이 잘돼서 회사에 돈이 많이 쌓인다”는 취지로 말하자 곽 전 의원이 “돈을 많이 벌었으면 나눠줘야지”라고 했고, 이에 김씨가 “회삿돈을 어떻게 줍니까”라고 대답했다고 설명했다.

분위기가 험악해져 김씨의 말에 따라 정 회계사와 남 변호사는 식당의 방에서 나갔다. 방 안에서 김씨와 곽 전 의원이 큰소리로 다투는 목소리가 방 밖에서도 들렸다는 것이 정 회계사의 설명이다.

곽 전 의원의 변호인이 “기다려도 싸움이 끝나지 않아 증인과 남 변호사는 귀가했다고 했는데, 사실인가”라고 묻자, 정 회계사는 “그렇다”며 “그때 깜짝 놀랐다”고 부연했다.

증언이 사실이라면 곽 전 의원이 김씨에게 대장동 사업 이익을 나눠달라고 요구한 정황으로 볼 수 있다.

곽 전 의원은 김씨와 식당에서 언쟁한 일이 있으나 이익을 둘러싼 다툼이 아니었고 언쟁을 한 시기도 대장동 사업 이익이 나기 시작한 2018년이 아닌 2016년 가을께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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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은 곽 전 의원과 김씨가 다툰 날로 지목된 2018년 11월 19일 곽 전 의원의 신용카드로 서초구 다른 식당에서 결제한 기록과 주차장에 차를 댄 기록을 공개하면서 정 회계사 증언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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