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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학 “곽상도, 대장동 계획 듣고 ‘삼수갑산 가도 할 건 해야’”

중앙일보

입력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뉴스1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뉴스1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설계를 주도한 정영학 회계사가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대장동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드러냈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또 곽 전 의원과 2차례 만나 대장동 사업계획을 설명했다고 증언했다.

정 회계사는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곽 전 의원과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의 3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은 취지로 증언했다.

이날 곽 전 의원 변호인은 정 회계사에게 “(대장동) 개발 사업 경우 돈 많이 남지만 위험부담도 있다는 취지를 말했더니 곽 전 의원이 ‘삼수갑산에 가더라도 할 건 해야지’라는 말을 한 것이 정확히 맞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정 회계사는 “그렇다”고 답했다.

삼수갑산은 발길이 닿기 힘든 오지를 뜻하는 말로, ‘삼수갑산에 가더라도 할 건 해야지’라는 말은 자신에게 닥쳐올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어떤 일을 단행하겠다는 관용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이에 변호인은 “곽상도 피고인은 삼수갑산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며 정 회계사의 진술이 사실인지 추궁했다.

그러자 정 회계사는 “제가 회계사여서 한문이 약해 인터넷에 뜻까지 찾아봤다”고 대답했다.

변호인은 정 회계사가 곽 전 의원의 ‘삼수갑산’ 발언이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에 대해 엇갈린 진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회계사는 검찰 조사에서는 자신이 “이런 부동산 개발 사업은 위험도 크다”고 말하자 곽 전 의원이 이같이 대답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공판에서는 자신이 “검찰 조사를 받는 상황인데 사업을 해도 괜찮겠나”라고 묻자 곽 전 의원에게서 ‘삼수갑산’ 발언이 나왔다고 증언했다.

변호인은 이 같은 점을 지적하면서 “증인의 어떤 발언에 대한 대답으로 곽상도 피고인이 삼수갑산을 언급했나”라고 거듭 물었고, 정 회계사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종합적인 상황에서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 회계사는 2015년 2월23일 이후 3~4일 간격으로 곽 전 의원 변호사 사무실을 2차례 방문해 대장동 사업계획서에 관련해 자세히 설명했다고 진술했다.

곽 전 의원은 대장동 개발사업 초기인 2015년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대가로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아들 병채씨를 통해 퇴직금 등 명목으로 작년 4월 말 50억원(세금 제외 실수령액 25억원)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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