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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컬리 대표 "언제든 흑자 가능…새벽배송 기술, 해외로" | 숏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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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기업공개를 준비 중인 컬리 김슬아 대표가 “신선식품 새벽배송과 물류센터 운영 소프트웨어를 해외 이커머스 기업에 판매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Software as a Service)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새벽배송 기술 인프라를 국내외 기업간 거래(B2B) 사업으로 키우려는 전략이다.

온라인 신선식품 커머스 앱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의 김슬아 대표. [사진 컬리]

온라인 신선식품 커머스 앱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의 김슬아 대표. [사진 컬리]

컬리의 글로벌은 새벽배송 SaaS  

김슬아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컬리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만나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지난달 28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후 첫 언론인터뷰다. 김 대표는 “전 세계 오프라인 식료품 유통업체들이 온라인 전환을 고민하고 있다”며 “수요예측, 물류센터의 적정 자동화, 변동성 큰 온라인 주문 대응 역량 등 컬리가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SaaS 사업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전체 신선식품 시장의 20%가 온라인으로 전환될 정도로 이 시장에 앞서 있다. 김 대표는 “국내 냉장 물류 1위인 우리가 글로벌 표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영국의 온라인 신선식품 커머스인 오카도(OKADO)의 SaaS와 차별화에 대해선 “식품은 빠르기만 해선 안 되고 가장 좋은 품질로, 빠르게, 싸게 배송해야 한다”며 “내부 분석결과 컬리의 시스템이 훨씬 비용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마켓컬리 앱 MAU 성장 추이.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마켓컬리 앱 MAU 성장 추이.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컬리는 또 국내 파트너사와 공동 제조한 먹거리나 공산품의 해외 수출도 추진한다. 연내 싱가포르 이커머스 업체에 ‘컬리관’을 열고, 한국서 판매한 떡볶이 밀키트, 물티슈 같은 공산품 등을 판매할 예정이다.

마켓컬리 실적 추이.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마켓컬리 실적 추이.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오너 경영보다 이사회 경영이 더 안전”

이날 인터뷰에서 김슬아 대표는 자신의 지분율(5.75%)이 낮아 상장후 경영권이 불안하다는 우려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창업자나 임원 개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이사회와 시스템 중심으로 경영해왔고, 그게 주주 이익에도 더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 한국의 상장사들은 대부분 오너가 강력한 경영권을 보유해 컬리 같은 지배구조를 낯설고 불안하게 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창업자에게 지분보다 더 많은 의결권을 주는 복수의결권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복수의결권은 이사회 중심 경영이 안정된 구조일 때 있으면 좋은 것”이라며 “이사회와 주주, 대표이사 간 힘의 균형이 아직 안 잡힌 국내에 제도만 들여오면 부작용이 더 커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컬리는 세콰이어캐피탈 등 유명 글로벌 벤처캐피털(VC)로부터 9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들의 지분율은 50%가 넘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상장후 글로벌 VC들이 지분을 매각할 경우 개인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에 컬리는 일부 VC로부터 최소 2년간 투자금 회수를 하지 않겠다는 동의서를 받아 거래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위험을 감수하고 스타트업에 투자해준 해외 투자자들이 없었다면 이렇게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글로벌 자본을 통해 회사를 키워 상장까지 한 스타트업이 국내에 없다 보니 오해가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마켓컬리 운영사 (주)컬리가 2021년 3월 경기도 김포에 마련한 신선식품 물류센터. 총 2만5000여평 크기로 수도권 신선식품 배송을 커버하는 이곳은 냉장ㆍ냉동ㆍ상온 센터를 모두 갖췄다. [사진 컬리]

마켓컬리 운영사 (주)컬리가 2021년 3월 경기도 김포에 마련한 신선식품 물류센터. 총 2만5000여평 크기로 수도권 신선식품 배송을 커버하는 이곳은 냉장ㆍ냉동ㆍ상온 센터를 모두 갖췄다. [사진 컬리]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적자(지난해 2177억원) 논란에 대해선 “지금도 기술, 물류센터 등 인프라 투자를 덜 하면 언제든지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며 “흑자는 능력의 문제 아닌, 언제할지 결정의 문제”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현행 한국 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은 제조업 중심이라 개발자 인건비 등 IT 기술기업의 자산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며 “물류센터 부지에 투자하면 회계상 자산이 늘지만, 최고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인재에 투자하면 회계상 비용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통은 더이상 부동산이 아니고 데이터 산업이기에 우린 부동산 아닌 사람에 투자한다”며 “이제 땅보다는 개발자가 수천배 더 큰 가치를 창출한다는 걸 누구나 알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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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 운영사 컬리의 김슬아 대표가 생각하는 유통의 미래, 컬리가 오프라인 공간을 준비하는 이유, 컬리의 글로벌 계획 등 위 기사에 담지 못한 더 깊은 이야기는 중앙일보 팩플 홈페이지에서 풀 버전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풀버전 기사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6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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