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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CBM에 대한 엇갈린 평가?…“능력 향상” vs “역량 못 갖춰”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24일 북한이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북한의 ICBM 성능에 대해 미 의회조사국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서로 다른 평가를 내렸다. [연합뉴스]

지난달 24일 북한이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북한의 ICBM 성능에 대해 미 의회조사국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서로 다른 평가를 내렸다. [연합뉴스]

“북한은 2017년 및 올해 초 실시한 시험 발사를 통해 ICBM으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켰다”(미 의회조사국 보고서)
“북한의 ICBM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성능을 놓고 미국 내에서 서로 다른 평가가 나왔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북한이 거듭된 ICBM 시험 발사로 성능을 향상시켰다고 분석한 반면, 설리번 보좌관은 14일(현지시간) 북한 ICBM의 미 본토 타격 역량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북한은 2017년 11월 화성-15형에 이어 4년 4개월만인 지난달 24일 재차 ICBM 시험 발사에 나섰다.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발사한 ICBM은 정상 각도로 발사시 사거리가 1만5000㎞에 달해 물리적으론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하다.  

설리번 "미 본토 타격 역량 의문"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 보좌관. [EPA=연합뉴스]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 보좌관. [EPA=연합뉴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민간단체 ‘이코노믹클럽’과의 대담에서 “북한은 분명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며 “북한은 도발의 패턴, 그리고 (미사일) 시험발사의 패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북한의 도발이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설리번 보좌관은 북한의 ICBM 성능에 대해선 “아직 입증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북한이 ICBM에 핵탄두를 탑재해 미국 본토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의 이같은 평가는 최근 미 의회조사국이 내린 북한의 ICBM 성능 평가와 다소 거리가 있다. 미 의회조사국은 최근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 보고서를 통해 “북한은 2017년과 올해 초 실시한 일련의 시험을 통해 ICBM으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켰다”고 분석했다. 사실상 북한 ICBM의 미국 본토 타격 가능성에 무게를 둔 셈이다.

특히 “북한이 운용하는 이동식발사대(TEL)의 생존 능력이 향상됐다”며 “북한의 최신 미사일은 기동성, 위력, 정확성을 입증했고 비행 중 요격이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기권 재진입 등 '핵심 성능' 의문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처럼 북한의 미사일 능력을 둘러싼 미국내 온도차가 의도적인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단, 북한이 연이은 미사일 발사 실험에도 불구하고 실거리 사격을 하지 않았고, 대기권 재진입(Re-entry) 기술 확보에 대한 평가가 다르다는 점이 작용했을 수 있다. 한국 군 정보 당국은 지난달 24일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화성-15형의 일종인 것으로 보고있다. 괴물 미사일로 불리는 화성-17형을 쐈다는 북한의 주장과 다르다.

그만큼 아직 북한의 ICBM 발사 안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미 의회조사국 역시 북한의 ICBM 역량이 향상됐다는 평가를 내리면서도 그 신뢰도에 대해선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봤다. “추가 실험 없이는 누구도 북한의 ICBM이 설계된 대로 작동할지 가늠할 수 없다”면서다.

단, 북한은 발사 각도를 높이는 고각발사를 통해 지난달 6428㎞의 최고 정점고도를 기록했다. 정상발사했을 경우 사거리가 1만5000㎞를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는 한국과 일본 등 주변국뿐 아니라 미국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안보 위협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미 양국은 북한이 또 다시 ICBM 시험 발사에 나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고, 특히 북한은 2018년 폐쇄했다고 발표한 풍계리 핵실험장을 복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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