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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차이나](34) 코로나 덕에 ‘대박’? 中 IVD의 유니콘, 페이펑바이오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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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진단키트 수요 증가로 체외진단 의료기기(IVD) 시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체외진단이란(IVD: In Vitro Diagnostics) 혈액, 소변, 체액, 침 등 인체에서 채취된 물질을 이용해 몸 밖에서 신속하게 병을 진단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환자의 건강 상태 및 치료 과정을 점검할 수 있으며 질병 예방, 진단, 건강 상태 평가 및 치료 효과 판정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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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코로나19 자가키트는 IVD 방식이 적용된 것이며, 코로나19 방역전의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나비오(TechNavio)는 2023년 전 세계 체외진단 의료기기 시장이 831억 772만 달러(9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중 시약과 진단키트 시장은 연평균 5.8%의 성장률을 보여 732억 4940만 달러(80조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체외진단 시장 내에선 미국이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2025년 전 세계 체외진단 시장 점유율의 37.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은 세계 시장의 24.5%를 차지하는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글로벌 체외진단 선도 기업은 스위스의 로슈(Roche), 미국의 애보트(Abbott), 독일의 지멘스(Simens) 등 서방 기업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미국의 애보트(Abbott) 기기를 사용하여 코로나 핵산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Abbott]

미국의 애보트(Abbott) 기기를 사용하여 코로나 핵산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Abbott]

중국의 체외진단 시장은 영토의 크기나 인구수에 비해 그 규모가 크지 않다. 글로벌 조사기관 프로스트 & 설리반(Frost & Sullivan)에 따르면 2019년 중국 체외진단 원료 시장은 수입품 점유율이 89%, 자국산 브랜드 비중은 11%에 불과해 대표적 차보즈(卡脖子)*기술로 꼽혔다.
*차보즈(卡脖子):목을 조르는 핵심 기술, 대개 중국 산업을 압박하는 미국의 핵심 기술을 뜻한다.

중국 체외진단 시장 잠재력이 낮은 이유 중 하나는 로컬 기업의 기술적 한계로 인한 외국 진단키트의 선호다. 체외 진단의 주요 고객인 중국의 대형병원은 가격이 비싸더라도 정확도가 높은 외국 진단키트를 사용하며, 진단기기 역시 고가의 외국산을 주로 구매한다.

또 국가 정책적 보호를 받는 바이오 유전체산업과 달리 체외진단 산업은 외국인 투자가 자유롭게 가능하다. 중국 유전체 산업은 글로벌 시장까지 역으로 진출하고 있지만, 체외진단시장은 현재까지도 외국기업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페이펑 바이오의 코로나19 항체원료제품 [사진 페이펑 공식 홈페이지]

페이펑 바이오의 코로나19 항체원료제품 [사진 페이펑 공식 홈페이지]

그러나 최근 글로벌 IVD 기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중국 IVD 업계는 고속성장기에 진입했으며 산업 발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의 헬스케어 전문 시장조사기관 칼로라마 인포메이션(Kalorama Information)에 따르면 중국 IVD 시장은 2015년 427억 5천만 위안(약 8조 1951억 원)에서 2019년 805억 7천만 위안(약 15조 4452억 원)으로 고속 성장했으며, 연평균 성장률이 약 17%로 전 세계에서 가장 성장이 가팔랐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인구 14억의 중국은 가장 큰 체외진단 시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2030년까지 중국 체외진단 시장 규모는 2881억 5천만 위안(약 55조 2383억 원)으로 성장하고, 전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3.2%로 높아져 최대 체외진단 제품 소비국이 될 전망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기업은 페이펑바이오(菲鵬生物·Fapon Biotech)다.

[사진 페이펑 공식 홈페이지]

[사진 페이펑 공식 홈페이지]

페이펑바이오는 체외진단 원료 시장에서 로컬 브랜드 중 약 29.7%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업계 1위 업체다.

2001년 설립된 페이펑바이오는 중국 최초의 IVD 핵심 원료 공급업체 중 하나로, 체외진단시약 원료, 시약 솔루션, 체외진단기기 등 IVD 관련 전 산업체 커버리지를 구현한다.

페이펑의 고객사로는 마이루이의료(邁瑞醫療, 300760.SZ), 화다유전자(華大基因, 300676.SZ), 성상바이오(聖湘生物, 688289.SH), 안투바이오(安圖生物, 688289.SH)를 비롯한 30여 개 기업급 고객이 있으며, 이들 기업은 체외진단류 A주 상장사로 국내외 체외진단 서비스에 종사하고 있다.

IVD분야의 유니콘, 페이펑바이오의 핵심 기술은?

체외진단 기술은 면역진단(immunoassay), 분자 진단, 생화학진단(Clinical Chemistry), 혈액 진단, 현장 진단(POCT) 등 8가지로 구분된다. 첸잔(前瞻) 산업연구소의 2018 중국 체외진단시장현황 발표에 따르면 중국 전체 체외진단산업시장에서 면역진단(35%)과 생화학 진단(23%)은 주요 쌍두마차라 볼 수 있다.

페이펑바이오는 주요 분야인 면역진단, 생화학 진단뿐만 아니라 분자 진단 항목을 동시에 규모화해 판매한다. 이처럼 동시에 다양한 분야를 스케일업 할 수 있는 중국 기업은 극히 드물다.

[사진 페이펑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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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기술과 제품 산업 경쟁력이 특히 높은 이유는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펑 바이오는 현재 원료분야에서 유전체 공학 재조합 기술 플랫폼, 재조합 단백질 표현 기술 플랫폼 등 7대 기술 플랫폼을 체계화하며 하위 기술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기기개발분야에서는 고감도 약광 검출 기술, 정밀 시료 로딩 플랫폼 기술, 동적 및 고효율 자기 세척 및 기타 일련의 기기를 개발했다.

원료, 기기 및 시약 등에서 축적된 기술 우위에 힘입어 페이펑은 강력한 신제품 개발과 기존 제품의 교체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현재 1300여 종의 원료 제품, 70여 종의 자체 개발에 성공한 시약 솔루션, 4종의 양산 조건에 도달한 기기 제품으로 회사의 지속적인 실적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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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펑의 상장, 결국 코로나 덕?

3월 3일 선전증권거래소위원회는 페이펑바이오의 상장 신청을 통과시켰으며 이번 IPO에서 25억 5600만 위안의 자금을 모집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페이펑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2018년~2021년 상반기 영업 수입은 2억 2100만 위안에서 11억 300만 위안으로 증가했다. 순이익은 각각 2460만 2800만 위안에서 7억 1900만 위안으로 늘었으며 이 중 체외진단시약 원료 매출 비중이 80%를 넘었고, 기기 및 시약 반제품(半成品) 매출 비중은 20%에 육박한다.

주목할 점은 2020년 및 2021년 상반기 실적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2020년 매출은 2019년 대비 약 4배 이상 증가했고, 2021년 상반기 매출은 2020년 전체 매출을 넘어섰다.

페이펑의 실적 급증의 원인으로는 코로나19가 주효했다. 페이펑은 코로나19 핵산 검사용 원료의 주요 공급업체 중 하나로, 중국의 코로나19 확산 초기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대응해왔다.

페이펑 바이오가 기증한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항원 자가진단키트. [사진 페이펑 바이오]

페이펑 바이오가 기증한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항원 자가진단키트. [사진 페이펑 바이오]

2020년 음력설 연휴가 시작될 무렵에 코로나19가 발생하자 80곳이 넘는 업계 파트너에 PCR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24시간 응급대응 팀을 구성했다. 이후 코로나19 검사 및 진단과 더불어 IVD 파트너의 즉각적인 참여를 촉진하고자 국내 판매 주문 시 제품 200만 개를 무료로 공급했다.

중국 대다수의 PCR 시약 제조업체가 페이펑 제품을 이용해 코로나19 진단기를 개발 및 생산했다. 눠웨이잔(諾唯贊, 688105.CN), 화다유전자(華大基因, 300676.SZ), 만부바이오(萬孚生物, 300482.SZ) 등의 기업에서 페이펑의 원료를 활용한 코로나19 항원 자가키트 제품을 출시했다.

[사진 페이펑 바이오]

[사진 페이펑 바이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코로나19 관련 시약과 기기로 2020년과 2021년 1~2분기 매출은 각각 6억 9700만 위안(약 1335억 6천만 원)과 8억 6900만 위안(약 1665억 1778만 원)을 기록했으며, 주요 사업 수입의 각각 65.44%와 78.78%를 차지했다.

페이펑은 2021년 영업이익은 23억 3200만 위안(약 4468억 5784만 원), 순이익은 13억 6100만 위안(약 2608억 원)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2018년 페이펑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2억 2100만 위안(약 423억 4802만 원)과 4000만 위안(약 76억 6480만 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많이 증가한 수치다.

페이펑은 이번 IPO 자금을 체외진단시약 핵심원료 구축 사업 및 체외진단기기 및 패키지시약 솔루션 연구개발, 생산사업 등에 상당 부분 투입돼 회사의 핵심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체외진단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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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업계는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그 수요가 감소하면서 향후 경영실적과 높은 성장률 달성에 단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고령화 추세와 국민 소득 증가, 치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의 의료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중국 체외진단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IVD 산업의 유니콘 페이펑바이오가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키워나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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