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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차이나](35) Z세대가 선택한 '신소비∙신유통' 아이콘, KK그룹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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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소비·신유통’ 분야의 대표주자인 KK 그룹(KK集團)이 지난 11월 4일 홍콩거래소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Z세대의 선택을 받아 급성장한 KK 그룹은 후룬연구원이 발표한 '2021년 글로벌 유니콘' 기업 301곳 중 72위에 이름을 올렸다.

KK 그룹은 창립 이후 총 10번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조달 금액은 40억 위안(7609억 원)을 넘어섰다. 징둥, CMC자본, 선촹터우(深創投), 매트릭스파트너스(經緯創投), 훙타이펀드(洪泰基金)등 수많은 벤처캐피털(VC)이 힘을 보탠 가운데, KK 그룹의 성장 여력이 충분할지에 대해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 kk그룹 공식 홈페이지]

[사진 kk그룹 공식 홈페이지]

최근 수년간, 중국에서 '신소비(新消費)', '신유통(新零售)'은 자본이 몰리는 비즈니스 트렌드로 부상했다.

‘신소비’란 혁신적인 신기술,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무는 신 비즈니스 모델, SNS와 뉴미디어에 기반을 둔 신소비 관계로 움직이는 새로운 소비 행태를 말한다. ‘신유통’이란 기업이 빅데이터,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상품의 생산, 유통 및 판매 과정의 효율성을 증대하고, 나아가 온라인 서비스와 오프라인 체험을 융합한 새로운 유통 방식을 말한다.

멀티브랜드 전략으로 Z세대 사로잡아

2015년에 창립된 중국의 KK 그룹은 ‘신소비·신유통’ 분야의 선두 기업으로, 멀티브랜드 전략을 펼치고 있다. KK 그룹은 4개의 자체 브랜드를 보유 중이다. 종합 생활용품 브랜드인 ‘KK관’과 ‘KKV’, 뷰티 브랜드인 ‘THE COLORIST’, 패션∙완구 브랜드인 ‘X11’가 이에 해당한다.

[사진 바이두백과]

[사진 바이두백과]

KK 그룹은 멀티브랜드 전략을 통해 지속해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전국 31개 성(省) 169개 중점도시와 인도네시아에 680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중이다. 브랜드별로 보면 ‘KKV’가 315곳, ‘THE COLORIST’가 247곳, ‘KK관’이 97곳, ‘X11’이 21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kk관 [사진 시나닷컴]

kk관 [사진 시나닷컴]

‘KK관’은 KK 그룹에서 가장 먼저 출시된 브랜드로서 각종 국산 및 수입 간식, 생활용품 등 2500여 개의 상품을 판매한다. 다만 현재에는 기존 매장을 줄이고, 점차 ‘KKV’로 전환하는 추세다.

KKV [사진 kk그룹 공식 홈페이지]

KKV [사진 kk그룹 공식 홈페이지]

‘KKV’는 KK 그룹의 주력 브랜드로서, ‘KK관’보다 매장 규모가 더 크고 다양한 상품을 판매한다. 반려동물 용품, 토탈 스킨케어 제품, 뷰티 툴, 수입 주류, 다기능 마스크팩, 문구 용품, 패션 액세서리 등 총 18개 상품군과 2만여 개의 상품을 취급한다. 매장은 브랜드의 메인 컬러인 노란색을 매치해 꾸몄다. 개성, 신선함, 비주얼을 중시하는 젊은 소비자를 저격해 인테리어에 힘을 주었다.

The Colorist [사진 kk그룹 공식 홈페이지]

The Colorist [사진 kk그룹 공식 홈페이지]

‘The COLORIST’는 5500여 개에 달하는 메이크업 제품을 취급한다. 현재 185개의 국내 브랜드와 246개의 해외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X11 [사진 財經塗鴉]

X11 [사진 財經塗鴉]

‘X11’은 KK 그룹이 가장 최근에 출시한 브랜드로, ▲피규어 ▲프라모델 ▲랜덤 박스 ▲구체 관절 인형(BJD) 등 완구류를 판매한다.

KK 그룹 성장 이끈 신(新) 전통주의, C2B2M

"인스타그램 풍의 인테리어, 풍부한 색감과 정갈하고 빼곡한 상품 진열. 덕분에 매장에서 빈손으로 나오는 여성을 찾아볼 수 없다." 중국 SNS에서 돌고 있는 KK 그룹의 매장 방문 후기다. KK 그룹이 중국에서 급성장할 수 있었던 원인은 무엇일까?

?KK그룹의 창업주이자 CEO인 우위에닝(吳悅寧) [사진 소후]

?KK그룹의 창업주이자 CEO인 우위에닝(吳悅寧) [사진 소후]

KK 그룹의 창업주이자 CEO인 우위에닝(吳悅寧)은 자사의 성장 비결이 '신(新) 전통주의'에 있다고 보았다.

‘신(新) 전통주의’란 전통적인 소매업에 새롭고 혁신적인 요소를 가미해 소비자에게 향상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KK 그룹은 SNS에 인증샷을 올리고 싶어 하는 젊은 소비자를 겨냥해 매장 인테리어와 상품 진열에 심혈을 기울였다. 반응은 뜨거웠다. 트렌디함으로 무장한 KK 그룹의 브랜드 매장은 각 지역의 랜드마크로 떠오르기도 했다.

[사진 kk그룹 공식 홈페이지]

[사진 kk그룹 공식 홈페이지]

한편, KK 그룹은 ‘바이아웃(買斷式)’ 모델을 채택해 전통적인 소매업의 관건인 공급망을 견고히 했다.

‘바이아웃’은 진열대를 상품 공급업체에 임대해 수익을 내던 기존 운영 모델에서 탈피하여 KK 그룹이 직접 공급업체로부터 판매할 상품을 구매하고 관리하는 모델이다. 이는 KK 그룹과 공급업체, 소비자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고 알려지며, 구체적인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공급업체는 KK 그룹이 직접 상품을 관리해 줌으로써 운영 비용을 절감한다. KK 그룹은 그 대가로 더 낮은 단가에 상품을 공급받아 구매가격 면에서 타사보다 경쟁우위를 얻는다. 이는 곧 최종 판매가 인하로 이어져 소비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가게 된다. 즉, 기존의 B2B2C(기업-기업-소비자) 관계는 ‘바이아웃’ 모델로 인해 C2B2M(소비자-기업-제조상)이라는 소비자 주도 제조 관계로 변화하게 된다.

[사진 kk그룹 공식 홈페이지]

[사진 kk그룹 공식 홈페이지]

KK 그룹의 판매 상품 선정 및 구매 과정은 매우 까다롭다. 회사 상품 구매팀은 다양한 분야의 인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가격, 트렌드, 소비자 수요, 경쟁사 상품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 분석해 매장에서 판매할 신상품 1차 후보를 선정한다. 이후 전문 심사위원단의 투표를 거쳐 2차 후보를 정하고, 일부 매장에서 테스트 판매에 돌입한다. 그리고 이중 매출이 일정 기준에 도달한 신상품만 선별해 전국 매장에 판매한다.

이 밖에 빅데이터를 활용해 상품을 관리하고, 부담스러운 판촉 행사를 지양하는 것도 KK 그룹의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매출 증대 뒤에 숨겨진 적자, 괜찮을까

최근 2년간 KK 그룹의 매장 수는 폭증했다. 상장 신청서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0년까지 KK 그룹 브랜드 가맹점은 164개에서 424개로 빠르게 늘었다. 같은 기간 자체 점포 역시 85개가 늘었다. 이는 KK 그룹 전체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2019년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KK 그룹의 전체 매출은 각각 4억 6400만 위안(약 883억 2200만 원), 16억 4600만 위안(약 3133억 1600만 원), 16억 8300만 위안(약 3203억 5900만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8.59%, 254.92%, 235.05% 증가한 수치다. 브랜드를 세분화해 보면, 2021년 상반기 ‘KKV’는 전체 매출의 62.3%, ‘THE COLORIST’는 27.4%, ‘KK관’은 7.1%, ‘X11’은 2.7%를 차지했다.

[사진 kk그룹 공식 홈페이지]

[사진 kk그룹 공식 홈페이지]

하지만 KK 그룹의 매출 증대 이면에는 큰 적자가 숨어있었다. 상장 신청서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KK 그룹의 순손실은 각각 7900만 위안(약 150억 3700만 원), 5억 1500만 위안(약 980억 3000만 원), 20억 1700만 위안(약 3839억 3600만 원)으로 증가했다. 2021년에는 상반기에만 지난해 전체의 두 배보다 많은 43억 9700만 위안(약 8369억 6900만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대규모 적자에 대해 KK 그룹은 "신유통 브랜드 조합을 개발하고 매장 네트워크를 확대하는데 끊임없는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회사의 적자가 지속하고 있지만,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어 조정된 순손실률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KK 그룹의 적자 폭 확대가 매장 수 증가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한 최근 늘고 있는 KK 그룹의 가맹점 이탈 역시 회사에 새로운 위기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11월 증권신고서 제출 이후 KK 그룹의 홍콩증시 상장 관련 소식은 새로 전해지지 않고 있다. 연이은 위기설에 휩싸인 KK 그룹이 홍콩증시에 성공적으로 입성해 성장 가도를 이어 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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