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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軍, 오데사 첫 대규모 공습…"미사일로 연료 저장소 파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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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남서부 항구도시 오데사의 핵심 군 시설이 3일(현지시간) 러시아군 포격으로 파괴돼 시커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남서부 항구도시 오데사의 핵심 군 시설이 3일(현지시간) 러시아군 포격으로 파괴돼 시커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남서부 항구도시 오데사의 주요 군 시설이 3일(현지시간) 러시아군 포격으로 파괴됐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39일 만에 오데사 도심에서 일어난 러시아군의 첫 대규모 공습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고정밀 해상 및 공중 미사일로 오데사에 있는 정유 공장 1곳과 석유 연료 저장소 3곳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이곳은 미콜라이우에 주둔한 우크라이나군 지원용 유류 시설이라고 러시아 국방부는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당국도 러시아군의 오데사 포격을 확인했다. 오데사 시의회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며 "화재는 진화됐지만, 시설이 파괴돼 작동을 멈춘 상태"라고 말했다. 안톤 헤라쉬첸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장관은 성명에서 "우리 공군은 이번 공격에 사용된 러시아군의 크루즈 미사일 2발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오데사에서 민간인 여성들이 3일(현지시간) 러시아군 포격을 받은 연료 저장소를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오데사에서 민간인 여성들이 3일(현지시간) 러시아군 포격을 받은 연료 저장소를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흑해 연안도시인 오데사는 러시아군이 주둔 중인 몰도바의 친러시아 지역 트란스니스트리아와 우크라이나 남부 해안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그간 우크라이나군은 오데사 동쪽으로 70마일(약 113㎞) 떨어진 미콜라이우 전선에서 항전하며 오데사를 향한 러시아군 진격을 막아왔다.

이번 공격은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북부에서 철수하는 대신 남·동쪽으로 병력을 재편성하는 과정에서 단행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 해군은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을 막기 위해 흑해와 아조우해를 전략적으로 봉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남부 해안 주요 요충지. 그래픽=김경진 기자capkim@joongang.co.kr

우크라이나 남부 해안 주요 요충지. 그래픽=김경진 기자capkim@joongang.co.kr

특히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은 러시아군의 집중 공격 대상이다. 지난 2일에도 지속된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마리우폴 내전상황을 기록한 리투아니아 출신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자 만타스 크베다라비시우스(46)가 사망했다고 우크라이나 군 정보기관이 밝혔다. 현재 15만명의 민간인이 갇혀있는 이 도시에서는 최근 위성사진상으로 전체 건물의 90%가 포격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국방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마리우폴은 러시아 침공의 핵심 목표물"이라며 "(마리우폴을 점령하면) 러시아군이 장악한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육지를 연결하는 통로를 확보하게 된다"고 밝혔다. 미 싱크탱크 CNA의 러시아 전문가 마이클 코프먼도 트위터를 통해 "마리우폴 함락 시 러시아군은 남부 해안을 따라 물류와 병력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의 제2 도시인 북동부 하르키우에서는 이날 오후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어린이를 포함한 23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 올레그 시네후보프 하르키우 주지사는 "하르키우 인근 도시 이지움에서 가장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지움에서 러시아 폭격기를 격추해 조종사를 포로로 붙잡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유엔 인권사무소는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3일까지 우크라이나에서 3455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추산했다. 이 중 사망자는 1400명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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