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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수사팀, 이번주 ‘무혐의 보고’…박범계, 칼 뺄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이선혁 형사1부장)이 이번 주 초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공식 수사상황 보고를 하기로 했다. 이 사건 피의자인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에 대해 지난달 28일 ‘무혐의 처리계획 보고서’를 제출한 데 이어 최종적으로 무혐의 의견을 낼 예정이다. 그럴 경우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한 부원장의 무혐의를 막으려 수사지휘권을 발동할 가능성이 있어, 신구 권력 출동이 예상된다.

3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검언유착 의혹 수사팀(팀장 이선혁 형사1부장)은 이르면 4일 한 부원장에 무혐의 불기소 처분을 포함한 최종 수사상황을 보고할 예정이다. 이정수 지검장은 2020년 7월 당시 추미애 장관의 검찰총장 배제 지휘에 따라 이 사건에 관해선 독립적인 지휘 및 처분 권한을 갖고 있다.

수사팀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수감 중인 이철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에게 편지를 보내 여권 인사 비리 혐의 제보를 강요했다는 소위 강요미수 의혹(2021년 7월 1심 무죄)과 관련 한 부원장의 공모 여부를 수사해왔다.

특히 담당 검사는 지난달 28일 ‘무혐의처분계획보고서’를 작성해 이선혁 형사1부장을 통해 이 지검장에 보고했다고 한다. 이에 이 지검장은 담당 검사에 전화를 걸어 “월요일(오는 4일)까지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2년간의 수사 중 열 번이 넘는 무혐의 의견에도 처분을 미루고 시간 끌기를 한 데 대해 시민단체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는 박 장관과 이 지검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2일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법세련은 “이들이 (한동훈 검사장) 사건 결재를 미루고 처분하지 않기 위해 모의를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사전 또는 사후 모의를 해 직권남용죄를 저질렀다면 공범으로 처벌해야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수사팀이 무혐의 의견을 제출하고 박 장관이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맞설 경우 신구 권력의 갈등 양상으로 사태가 커질 수도 있다. 윤석열 당선인의 검찰 내 최측근으로 꼽히는 한 부원장에 대한 견제가 강해질수록, 한 부원장에 대한 처분 결과가 신구 권력 충돌 지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박 장관은 지난달 31일 한 부원장의 검언유착 의혹과 윤 당선인의 부인 김건희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과 관련해 검찰총장 지휘권을 복원하는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려고 했다가 보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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