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尹 인수위 업무보고서 ‘北 추가 도발 가능성’ 보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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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국정원)이 2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업무 보고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거론했다고 인수위 관계자가 전했다. 전날 북한은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동해 쪽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하며, 2018년 국제사회를 향해 스스로 선언했던 핵실험ㆍICBM 발사 모라토리엄(유예)을 파기했다. 이에 미국 국무부는 즉시 “추가 도발을 삼가라”(네드 프라이스 대변인)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이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를 단행했다고 25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신형 ICBM 시험발사를 단행할 데 대한 친필 명령서를 하달하고 시험발사 현장을 직접 찾아 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전 과정을 직접 지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를 단행했다고 25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신형 ICBM 시험발사를 단행할 데 대한 친필 명령서를 하달하고 시험발사 현장을 직접 찾아 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전 과정을 직접 지도했다. 연합뉴스

외교안보ㆍ정무사법행정 동시 출격…공보팀 배석도 막으며 안보 논의

이날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국정원 업무보고를 받았다. 국정원에선 노은채 기획조정실장을 비롯한 소관 부서장이 참석했다. 인수위에선 외교안보분과 김성한 간사, 김태효ㆍ이종섭 인수위원과 실무ㆍ전문위원이 참석했다. 국정원이 정보 수집 역할도 맡는 만큼, 사법행정분과 전문위원들도 추가로 참석했다.

이날은 특히 북한의 ICBM 발사 다음 날 열린 만큼, 국가 안보와 관련된 민감한 논의가 진행됐다. 그래서 인수위 공보팀도 업무보고에 배석하지 못했고, 보도자료 역시 배포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점심식사를 위해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집무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점심식사를 위해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집무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 자리에서 국정원은 북한 동향 등 대북 정세를 보고하며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 참석자는 “국정원의 보고는 추가 도발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지,반드시 도발할 것으로 단정한 상황은 아니고, 그런 가능성에 대한 종합적인 보고였다"고 했다.

“국정원, 경제ㆍ사이버 안보 역할에 역점”…“대공수사권은 논의 안해” 

이날 업무보고는 북한 동향과 대북 정보 역량 강화 방안 외에도 국정원 일반 현황 보고, 해외별 주요 업무 추진 계획 및 새 정부 출범 추진 과제 등을 논의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그중에서도 향후 국정원 업무와 관련된 보고에 가장 많은 시간이 할애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내 정보 수집 기능이 폐지됐고, 2024년 대공 수사권 폐지도 이뤄지는 만큼 국정원의 기능 변화에 대한 설명이 주로 나왔다는 것이다.

또 다른 참석자는 “국정원은 경제안보와 사이버안보에 관한 국정원의 역할에 역점을 둬 보고했다”고 말했다. 앞서 윤석열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국가 차원의 사이버대응체계 일원화’를 공약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 1월 “국내 사이버 안전을 총괄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민관군 협력 체계를 원활히 해 범국가적인 사이버 공격에 대한 정보 공유 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인수위 역시 최근 윤 당선인이 공약했던 신흥안보위원회(ESC)를 총리실 산하에 설치하기로 했다. ESC는 윤 당선인이 기후변화ㆍ신흥기술 등 새롭게 대두된 경제안보 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전담 조직이다.

전날 경찰청 업무보고에서 언급됐던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이전과 관련해선 이날 별도의 논의는 없었다. 인수위는 정무사법행정분과는 경찰청 업무보고 자리에서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경찰 이전으로 인한 안보수사 공백이 없도록 국정원과 재협의하라”고 요구했다. 인수위 관계자는 “국정원은 다음 주 정무사법행정분과에 업무보고를 한다”며 “대공수사권 논의도 그때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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