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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안 했다고 눈치 줄까봐"…자가진단 '권고'에도 학부모 우려 여전

중앙일보

입력

새 학기 개학과 함께 각 학교가 자가검사키트를 학생들에 배부한 가운데 교육부가 권고한 주 2회 자가 검사가 "사실상 강제 아니냐"는 학부모 불만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학생과 교직원의 잇단 확진으로 정상등교가 원활하게 이뤄질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매여울초등학교에서 1학년 신입생들이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매여울초등학교에서 1학년 신입생들이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검사 안 했다고 눈치 줄까봐"…학부모 우려 여전

등교 전 자가검사는 '권고' 사항이라는 교육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은 여전히 불만을 토로한다. 특히 자가검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이가 불이익을 받게 될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학교가 자가검사 관련 교육을 할 때 검사가 '권고'임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았고 가정통신문에도 강제가 아니라는 안내를 하지 않는 경우가 상당하다.

2학년 자녀를 둔 박모(43)씨는 "검사를 할 때마다 아이가 기절할 듯 난리를 쳐서 주 2회 검사는 도저히 못 하겠다"며 "자율이라면서 왜 검사·미검사 여부를 밝히라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1학년 학부모 김모(37)씨는 "자율이라는 말을 믿고 검사를 걸렀다가 애가 학교에서 눈치 보는 일이 생길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교육부가 운영하는 자가검사앱은 등교 전 자가검사를 하고 양성·음성·미검사 중 하나를 선택해 기재하는 방식이다.

학교는 학생 안전을 위해 검사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지만 강제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초등학교 교사 김모(32)씨는 "'검사하지 않음'에 체크하면 불이익이 있냐는 문의가 많다"며 "전화가 오면 불이익이 없다고 말씀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정통신문에 '검사하지 않아도 된다'고 쓰면 참여율이 너무 떨어질까봐 (학교 측이) 그렇게 쓰지 못한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매여울초등학교에서 1학년 신입생들이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사용법을 배우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매여울초등학교에서 1학년 신입생들이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사용법을 배우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연 "권장하지만 안 해도 불이익 없다"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직접 해명에 나섰다. 조 교육감은 4일 오전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적극적으로 검사를 권장하지만 (검사를) 안 하는 선택을 하셔도 된다"며 "불이익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장관도 고양교육지원청을 방문해 자가검사키트 배부 상황, 교원 확진에 따른 대체 인력 확보 문제 등을 점검하고 현장 의견을 들었다.

한편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로 새 학기 들어 이틀 연속 서울 신규 코로나19 학생 확진자 수가 6000명대를 기록했다. 4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서울 유·초·중·고교 코로나19 학생 확진자 수는 6214명이다. 전날 역대 최다 수치인 6240명에 이어 이틀 연속 6000명대를 기록했다. 초등학교 3080명, 중학교 1494명, 고등학교 1358명, 유치원 157명 순으로 확진자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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