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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수업 첫날 자가검사 대혼란, 학부모들 “어쩌란 말이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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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2일 열린 강원도 홍천군 화촌초등학교 입학식에서 유일한 신입생이 선배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열린 강원도 홍천군 화촌초등학교 입학식에서 유일한 신입생이 선배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오전 8시30분 서울 노원구 태랑초등학교 정문 앞은 마스크를 쓰고 엄마 손을 잡은 아이들로 북적였다. 교문에는 ‘부모님 동행은 여기까지’라고 쓴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조심하라”며 손을 흔드는 부모를 뒤로하고 교실을 향해 뛰어가는 아이들 표정은 밝았다. 한 초등학교 2학년 학부모는 “아이가 오랜만에 학교에 간다고 들떠 있다”며 “불안하지만 학교엔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일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22만 명에 육박한 가운데 전국 초·중·고교가 일제히 개학했다. 오랜만에 등교한 학생들의 표정은 밝았지만 학교 방역을 두고 현장의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주 2회 등교 전 자가검사를 권고했다. 강제성이 없는 ‘권고’라지만, 학부모들은 정말 자가검사를 안 해도 되는지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특히 학교마다 자가검사에 대한 안내가 제각각이라 혼선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윤모(40)씨는 “개학 전에 가정통신문을 받았는데 어디에도 자가검사가 필수가 아니라는 설명은 없었다”며 “‘검사 결과 양성일 경우 담임에게 연락하고 음성일 경우 등교하라’며 양자택일하라는데 어떻게 강제가 아니냐”고 했다.

같은 날 서울 강남구 도곡중학교에서 한 학생이 받은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같은 날 서울 강남구 도곡중학교에서 한 학생이 받은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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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검사 관련 안내가 아예 없어 학부모들이 직접 학교에 문의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초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오모(43)씨는 “옆 학교는 벌써 자가검사 관련 안내를 했다는데 우리 아이 학교에선 아무 소식도 없어 학교에 전화해서 개학식에 검사 키트를 배부하는지, 아이들에게 자가검사 교육을 해주는지 물어봐야 했다”고 말했다.

학교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된 교직원을 대체할 인력을 구하느라 비상이 걸렸다. 각 시·도 교육청 홈페이지에는 지난달 말부터 임시 담임교사와 방과후 시간강사 등 구직 공고 수십 건이 올라왔다. 교직원의 확진이 이어지면서 개학을 맞은 학교들이 비상 인력 충원에 나선 것이다. 정해웅 태랑초 교장은 “선생님이 확진되면 학교는 말 그대로 비상인데 기간제 교사를 구하기가 매우 힘든 상황”이라며 “그렇다고 미리 섭외할 수도 없고 감염자가 나오면 그때그때 사람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라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3월 초·중순 확진자 규모가 정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교육부는 기간제 교원의 연령 제한을 없애는 등 채용 조건을 일시적으로 완화했다.

이 같은 혼선에도 교육 당국은 정상 등교 원칙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서울 강남구 도곡중학교를 찾아 등교하는 학생들을 직접 맞이하며 “오미크론이 정점인 상황이지만 (등교는) 우리가 한 번은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라면서 “등교수업 감소로 학습 결손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어 학부모들도 등교수업을 상당히 선호하고 환영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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