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식료품점 터는 러시아군..."병참문제 지속, 민간 공세 강화"[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러시아군의 군수물자 지원과 식량·연료 보급 차질 등 병참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이 2일(현지시간) 전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이런 문제로 개전 초 '속전속결'이 물 건너간 뒤, 우크라이나 민간시설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였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미 국방부 고위관리를 인용해 러시아군 지도부가 도시 내부의 민간 기반 시설을 표적으로 삼는 등 훨씬 공격적으로 변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8일 우크라이나 한 식료품점 CCTV에 담긴 식량과 생필품을 훔치는 러시아군인들의 모습. [트위터 캡처]

지난 28일 우크라이나 한 식료품점 CCTV에 담긴 식량과 생필품을 훔치는 러시아군인들의 모습. [트위터 캡처]

식량·연료난 마주한 러시아軍

외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침공 8일째 충분한 연료와 식량을 공급받는 데 있어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 소셜미디어(SNS)에는 러시아군인들이 우크라이나 도심내 식료품점이나 은행, 전자상가 등에서 물건을 훔치거나 훔치기 위해 시도하는 영상 등이 공유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러시아 군인들이 헤르손의 한 상점에서 생필품 등을 챙겨서 나오는 모습. [트위터 캡처]

영상엔 지난 28일 최소 7명 이상의 군인들이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의 한 식료품점 CCTV에서 주인 없는 가게에 들어와 진열된 상품들을 챙기는 장면이 담겼다. 군인들은 음료수, 생필품 등을 정신없이 쓸어담았다. 또 같은 지역 ‘테크노(Techno House)’라는 이름의 한 전자상가 앞에선 한 러시아군인이 잠입하기 위해 총으로 문을 쏘거나 내리치는 장면이 포착됐다. 결국 문이 열리지 않자 러시아 병사는 포기하고 돌아갔다. 이후 온라인에선 ‘문의 승리로 끝났다’는 ‘밈(meme)’이 공유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인 헤르손에서 한 러시아군이 전자상가에 들어가기 위해 총으로 문을 내리치고 있다. [트위터 캡처]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인 헤르손에서 한 러시아군이 전자상가에 들어가기 위해 총으로 문을 내리치고 있다. [트위터 캡처]

미 국방부 관리는 러시아군이 외부적으로는 ‘우크라이나의 거센 저항’에 부딪혀 전선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내부적으로는 식량·연료마저 부족해 곤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1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향해 늘어선 러시아군 호송대 행렬이 24시간 동안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것도 군수 지원 문제가 전술 실행을 멈춘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 ‘느린 전멸’ ‘민간 타깃’으로 전술 바꿔

침공 5일째를 넘기며, 러시아는 민간 시설을 향한 공격 수위를 높였다. 하르키우 자유 광장에 대한 미사일 공격과 우크라이나의 보안·통신 시설에 대한 폭격이 대표적이다.

지난 1일 폐허로 변한 하르키우 도심. [텔레그램 캡처]

지난 1일 폐허로 변한 하르키우 도심. [텔레그램 캡처]

이날 CNN은 미국과 서방 관료들의 말을 인용하며 러시아의 전술이 “(우크라이나 군의)느린 전멸”로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또 전쟁이 끝도 없는 ‘소모전’으로 치달고 있다며, 러시아가 앞으로 더 잔혹하고 치명적인 도심·민간 시설 폭파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 안톤 헤라셴코 우크라이나 정부 고문은 지난 2일 키이우 중앙 기차역 인근에서 강한 폭발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군이 당초 우크라이나 시설이었던 공격 대상을 ‘민간 시설’로 바꾸고 일반 시민 다수가 피해를 당할 수 있는 ‘집속탄’과 ‘진공폭탄’을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같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전쟁범죄“라고 비난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