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미디어 적극 수용 "한 목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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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방대한 양의 정보가 뉴 미디어에 의해 신속하게 전달되는 정보화 사회가 눈앞에 닥치면서 종이에 찍힌 활자로 정보를 전달하던 기존의 출판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
이같은 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90출판문화 심포지엄」이 문화부 주최로 16일 올림픽 유스호스텔에서 열려 출판 관계자는 물론 일반인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후기 산업사회와 출판의 지위」(민병덕·혜전 전문대 교수),「컴퓨터와 출판시스템」(이기성·신구전문대 교수),「뉴 미디어와 종이문화」(길흥식·동아출판사 개발 팀),「전자서점의 구성과 도서 유통양식」(전원재·외국어대 교수)등의 주제 발표에 이어 정보화사회에서의 출판의 새로운 위상 정립, 이를 위한 대처방안 등 이 활발히 논의됐다.
미디어의 발전은 일반적으로 1기(활자), 2기(전파), 3기(비디오), 4기(뉴 미디어)로 나눠진다. 책으로 대표되는 기존의 출판은 l기에 해당하며, 이제 2기, 3기에 이어 4기의 시대를 맞고 있다.
출판은 지금까지 2기의 라디오나 3기의 TV출현에도 불구하고 기록 성, 휴대의 용이함 등이 뛰어난 장점으로 꾸준히 성장해 올 수 있었다.
그러나 4기의 뉴 미디어는 기존의 미디어와 다른 획기적 변혁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이는 비단 출판만 아니라 신문·방송·광고 등 모든 분야의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컴퓨터라는 획기적인 기계의 발전으로 다가온 뉴 미디어는 기존의 활자와 소리·그림의 모든 매체수단을 한꺼번에 통합한 것이며, 방대한 정보를 엄청난 속도로 정확히 전달해 낸다.
더욱이 뉴 미디어는 인쇄와 동시에 굳어지는 활자와 달리 얼마든지 새로운 정보의 추가와 수정이 가능하며, 한순간 지나가는 전파와 달리 언제든지 필요할 때 다시 찾아볼 수 있는 탁월한 강점을 지니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보의 재생산·전달이라는 출판의 고유기능을 확보하기 위해 뉴 미디어를 보다 적극적으로 수용,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 이날 논의의 핵심을 이루 민병덕 교수는 『창조 가치추구를 지향하는 미래의 생활은 문화정보를 생산·공급하는 출판의 역할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정보화시대에 오히려 강화될 출판의 새로운 의상을 강조했다.
민 교수는 출판이 뉴 미디어를 이용함으로써 ▲다변화 사회에서 다양한 문화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중심체가 될 수 있으며 ▲새로운 출판상품(화면책·비닐 책 등)의 개발과 출판 제작기술의 간편 화로 일반인의 문화참여를 더욱 확대해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이기성 교수는 뉴 미디어를 이용한 전자 출판의 종류를 ▲개인용 컴퓨터를 이용한 출판 (DTP) ▲편집·조판 과정의 전산화(CTS) ▲컴퓨터로 해독되는 출판물(디스크 북) ▲통신망으로 연결되는 출판(스크린 북) 등으로 분류하고, 이러한 전자출판의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한글 코드 개발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홍식씨도『뉴 미디어의 수용은 출판의 수단과 방법을 바꾸는 것이지 본질적 기능과 역할을 바꾸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출판 그 자체가 외 협 받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를 능동적으로 활용하지 못할 경우출판의 역할은 축소될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김씨는 뉴 미디어 시대를 맞기 위한 준비과정으로 ▲연구개발과 기술진보에 대한 관심과 투자 ▲출판물의 디지틀 화 및 데이터 베이스 구축 ▲출판 인력의 정예화(정보처리 능력함양·창조적 아이디어 개발) ▲출판 정보의 상호교환과 출판 네트워크의 구축 등 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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