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李측 "지기 전에 사전투표" 尹측 "부정선거 걱정 말고 찍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여러분, 당일 투표만 해서는 이길 수가 없습니다.”

28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보수세가 강한 강원 동해를 찾아 사전투표를 독려했다. 윤 후보는 “‘이번 선거에도 부정선거를 할 것이 명백하다’면서 사전투표를 안 하겠다는 분들이 많다”며 “국민의힘이 공명선거감시단을 발족해서 (부정선거가 없도록) 철저하게 감시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윤 후보는 “(정부가 3월 9일) 선거날 ‘코로나 확진자가 수십만명 나왔다’고 발표해서 여러분이 투표를 못 하게 막을 수도 있다. 그러니 반드시 사전투표를 해달라”며 지지자들에게 호소했다. 윤 후보는 전날 경북 포항 유세에서는 사전투표를 독려하며 “저도 첫날(3월 4일) 사전투표하겠다”고 공언했다.

“李측은 3일간 투표, 본 투표 하루로는 그들 못 이겨” 尹의 위기론

윤 후보 지지자들도 친(親)야권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전투표를 포기하면 투표 기회는 단 하루뿐” “본 투표 하루로는 3일 내내 투표하는 세력을 이기지 못한다”는 등의 홍보물을 퍼 나르며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지난해 까지만 해도 당 일각에서 사전투표 조작 의혹을 부추기던 것과는 영 다른 모습이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지난해 9월 경선과정에서도 “21대 총선 관외 사전투표를 전수조사한 결과 272만표 중에서 150만표 이상이 조작됐다. 전면 무효다”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지지자들이 각각 만든 사전투표 독려 웹 포스터.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민주당 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지지자들이 각각 만든 사전투표 독려 웹 포스터. 페이스북 캡처

실제 윤 후보 측은 지지층의 사전투표 의향이 유독 낮은 게 걱정이다. 지난 27일 발표된 한국리서치·KBS 여론조사(2월 24~26일)에서 윤 후보 지지자 중 18.6%만 ‘사전투표하겠다’고 답했다. 이 후보 지지자의 응답 비율(46.2%)을 크게 밑돌았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윤 후보 캠프의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핵심 지지층인 6070세대 중에 21대 총선 당시처럼 ‘조작설’을 우려해 본 투표를 고집하는 분들이 많다보니 사전투표 의향이 낮은 것”이라며 “오미크론까지 겹쳐 본 투표를 못 하게 되면 득표력이 떨어질 수 있다. 어르신들의 오해를 불식시키는데 총력전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 측은 강세를 보여 온 20대의 사전투표율을 끌어올리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나를 위해 사전투표” 캠페인 벌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은 이번에도 사전투표에 기대가 크다.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은 28일 선대위 회의에서 “신분증만 지참하시면 주소지와 관계없이 전국의 사전투표장에서 투표하실 수 있다. 많이 참여해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사전투표장에서 대한민국의 희망을 선택해달라”는 독려 논평을 냈다. 이 후보 역시 3월 4일 주소지인 경기 성남에서 사전투표를 할 예정이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 캠프 비서실 메시지총괄인 정철 카피라이터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지지자들이 사진을 보내면 이 후보 기호인 1번과 함께 합성해주는 일종의 사전투표 독려 캠페인이다.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민주당 후보 캠프 비서실 메시지총괄인 정철 카피라이터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지지자들이 사진을 보내면 이 후보 기호인 1번과 함께 합성해주는 일종의 사전투표 독려 캠페인이다. 페이스북 캡처

캠프 메시지총괄을 맡은 카피라이터 정철씨는 28일부터 온라인에 ‘사전투표 독려 캠페인’을 본격적으로 벌이고 있다. 이 후보 지지자가 사진을 보내오면 ‘나를 위해 사전투표’라는 문구가 담긴 웹 포스터를 만들어주는 방식이다. 지지자들도 “부모님, 가족, 친구, 애인과 함께” “우리 가족은 결정했어요” 등의 문구가 담긴 웹 포스터를 자발적으로 만들어 온라인에 뿌리고 있다.

이 후보 캠프 핵심 의원은 “이 후보 지지층이 많은 35세 이상 60세 이하의 사회활동이 많은 연령대에 사전투표를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 지지자들이 “망설이지 말고 지기 전에 찍자”라며 아직 이 후보에 거리를 두고 있는 일부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에 호소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19대 대선 사전투표율 26.1%…李·尹 “30% 넘으면 우리가 유리”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28일 올린 사전투표 독려 메시지. 페이스북 캡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28일 올린 사전투표 독려 메시지. 페이스북 캡처

대선 사전투표는 2017년 치러진 19대 대선 때 처음 도입됐다. 당시 사전투표율은 26.1%였다. 두 후보 측은 모두 “사전투표율이 30%를 넘기면 우리가 유리하다”고 주장 중이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사전투표일 직후부터는 관망세였던 중도·무당층도 본격적으로 표심을 드러내면서 판세가 분명해지는 경향이 있다”며 “이에 두 후보 쪽 모두 사전투표율에 대한 ‘아전인수’식 해석을 통해 기 싸움을 벌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앙선관위가 공개하는 권역별 사전투표율도 초미의 관심사다. 지지층의 본투표를 견인하는 효과 때문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만약 윤 후보가 우세한 대구·경북 지역의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이 후보 쪽이 더 결집하고, 반대로 호남 지역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윤 후보 지지자들이 본 투표장에 몰리는 역(逆)결집 경향이 두드러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