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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로봇 활용해 환자 맞춤형 걷기 훈련, 뇌졸중·파킨슨병 등 재활 앞당긴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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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최신 보행 재활 치료법 

경북권역재활병원 김철현 병원장이 ‘모닝워크’를 활용해 뇌졸중 환자의 재활을 돕고 있다. 보행 재활 로봇은 맞춤 집중 훈련으로 치료 효과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인성욱 객원기자

경북권역재활병원 김철현 병원장이 ‘모닝워크’를 활용해 뇌졸중 환자의 재활을 돕고 있다. 보행 재활 로봇은 맞춤 집중 훈련으로 치료 효과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인성욱 객원기자

최근 재활치료 분야에 로봇 도입이 활발하다. 최첨단 기술을 사용한 로봇을 재활치료에 활용하면 중증도가 높은 환자도 급성기부터 체계적인 보행·상지 훈련을 할 수 있다. 특히 뇌졸중이나 척수 손상, 파킨슨병 등으로 보행이 어려운 환자의 경우 재활 로봇을 이용해 개별 상태에 최적화한 훈련에 나설 수 있다. 환자별 보행 훈련 모드를 제공해 정상 보행 패턴에 근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최근 경북권역재활병원이 보행 재활 로봇 ‘모닝워크’를 도입함으로써 재활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환자 만족도를 높여 주목받는다. 경북권역재활병원은 150병상 규모의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공공병원으로 경북대병원이 수탁 운영해 중추신경계·근골격계·소아 분야 등에서 포괄적인 재활치료를 제공한다. 경북권역재활병원 김철현 병원장은 “최첨단 의료장비를 이용하면 맞춤형 전문 재활치료를 제공하는 데 용이하다”며 “선진 재활치료를 통해 치료 효과를 향상하고 환자들의 건강한 일상 복귀를 돕겠다”고 말했다.

탈착 시간 줄여 환자 치료에 집중

평지·계단·경사 모드를 구현해 보행 능력을 높이는 발판 기반형 보행 재활 로봇 ‘모닝워크’.

평지·계단·경사 모드를 구현해 보행 능력을 높이는 발판 기반형 보행 재활 로봇 ‘모닝워크’.

보행 기능의 회복은 장애 발생 후 이뤄지는 재활치료의 핵심이다. 보행 재활 로봇은 환자 상태에 최적화한 질 높은 운동과 반복적인 훈련, 객관적인 피드백을 통해 환자의 손상된 뇌를 활성화하기에 적합하다. 장애 정도가 심한 환자도 더 빠른 시기에, 더 강도 높은 보행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로봇 재활치료는 시간당 반복 운동 횟수가 기존 수기 재활치료의 10배 이상으로 알려진다.

 ‘모닝워크’는 남녀노소 증상에 따라 개인 맞춤형 보행 재활 훈련을 제공하는 신개념 발판 기반형 보행 재활 로봇이다. 우선 치료받기에 편한 환자 중심 구조다. 기존의 재활 로봇은 대부분 낙하산과 같은 안전장치를 착용하거나 보조기를 착용하는 형태여서 치료 준비 시간이 오래 걸렸다. 반면에 ‘모닝워크’는 안장에 탑승하는 방식으로 치료를 준비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3분 이내다.

거동이 불편한 중증 환자도 휠체어에서 바로 탑승할 수 있도록 4단계로 세분화한 승하차 모드를 제공한다. 경북권역재활병원 황기진 재활치료과장은 “탈착 시간이 적은 만큼 치료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져 환자는 치료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며 “치료 시작 전부터 크게 힘들일 필요가 없어 환자가 편해 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보행 속도와 보폭, 디딤각, 구름각 등의 수치를 각각 설정할 수 있어 환자 중증도에 따른 훈련 계획을 세우는 데 유리하다. 발판 기반형 로봇은 좌우 발판의 보행 모드를 따로 설정할 수 있다. 편마비 환자의 경우 마비가 일어난 쪽의 관절·근육이 굳는 것을 방지하고 운동 기능을 신속히 회복하도록 한쪽 훈련에 집중한다.
 
훈련 모드가 다양한 것도 특징이다. 평지뿐 아니라 경사(4단계), 계단(3단계) 보행 모드가 있다. 단순히 다리를 움직이는 재활에 머물지 않고 일상생활과 유사한 환경을 만들어 훈련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높인다.

속도·궤적 가변 모드로 능동 훈련

치료에 환자의 의지를 반영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발판을 누르는 힘의 강도에 따라 보행 속도를 자동으로 가속·감속하거나 발판을 들어 올리는 힘의 크기에 따라 발판 궤적이 변해 좀 더 능동적인 훈련을 기대할 수 있다. 환자가 필요로 하는 특정 보행 주기에 대한 반복 훈련이 가능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끌어올린다. 황 과장은 “치료 중 실시간으로 환자의 훈련 과정을 모니터링한다”며 “환자의 보행 상태를 평가할 수 있는 지면 반력이나 체중 지지, 족저압 분포 등에 대한 피드백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 정확하고 효율적인 훈련이 기능하다”고 말했다.

 훈련 중 기록된 데이터는 그래프로 변환해 정량적 평가를 하고, 보행 패턴 지표를 객관적으로 분석해 단계적 맞춤 치료를 설계한다.
 이런 시스템은 치료 효율을 향상해 높은 환자 만족도로 이어진다. 국제학술지 ‘임상 재활’(2019)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뇌졸중 환자 58명을 대상으로 ‘모닝워크’의 재활치료 효과를 연구한 결과 하지 근력을 나타내는 지수와 균형 능력을 평가하는 지수가 대조군 대비 각각 약 69.8%, 49% 높았다.

더욱이 올해 2월부턴 재활 로봇을 이용한 뇌졸중 환자의 보행 재활치료가 선별급여 적용을 받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받은 ‘모닝워크’를 포함한 일부 재활 로봇만이 대상이다. 황 과장은 “로봇 보행 재활치료의 보편화가 이뤄져 더 많은 환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질 높은 재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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