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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 매주 두배씩…확산 너무 빠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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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23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하루 만에 7만 명 급증, 역대 최다치를 기록하며 20만 명 선을 위협하고 있다. 이날 오후 9시 기준 확진자는 16만1382명으로 전날 같은 시간대보다 3377명 늘었다. 지난달 셋째 주(1월 16~22일) 이후 확진자 규모는 매주 두 배로 늘어나는 이른바 ‘더블링’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오미크론이 빠르게 퍼지면서 당국이 밝힌 유행 전망은 판판이 빗나가고 있다.

정부는 확진자 숫자만을 가지고 두려움이나 공포감을 가질 이유는 없다며 위중증과 사망률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연일 강조한다. 하지만 정부 예측보다 확진자 수가 훨씬 빠르게 증가하면서 의료 체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지난 21일 국내외 연구기관 10곳이 수행한 코로나19 발생 예측을 종합한 결과 이번 유행의 정점을 2월 말~3월 중으로, 확진자 규모는 14만~27만 명으로 내다봤다. 이미 정부 전망의 최저치를 넘어섰고 최악의 시나리오를 향해 달리고 있다. 정은옥 건국대 수학과 교수팀은 이날 국가수리과학연구소 홈페이지에 감염재생산지수(확진자 1명이 추가 감염시키는 사람 수)가 1.67일 경우, 2주 뒤엔 33만4228명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날 김부겸 국무총리는 “확진자 수만 가지고 두려움이나 공포감을 가질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 “정부는 괜찮다 하는데, 정점 지나 할 얘기를 유행 초입에 해”

화이자의 5~11세용 백신. [연합뉴스]

화이자의 5~11세용 백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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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위중증률과 사망률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중대본은 변이 분석이 완료된 확진자 13만6046명의 예방접종 이력과 치명률을 따진 결과, 3차 접종을 완료한 경우 오미크론의 치명률은 0.08%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계절독감의 치명률 0.05~0.1%와 동일한 수준이다. 미접종자의 오미크론 치명률은 0.5%로 계절독감의 5~7배 수준으로 분석됐다.

다만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위중증·치명률이 떨어졌다고 해도 발생 규모 자체가 크다고 하면 여전히 비상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며 “5000명 발생 때 0.1%와 5만 명이나 15만 명일 때 0.1%는 다르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환자가 늘어나는 속도가 생각보다 빨라 1~2주 내에 지난해 연말처럼 암담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본다”며 “정부는 계속 ‘괜찮다’고 하는데 유행의 정점이 지났을 때 해야 할 이야기를 유행 초입에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소아·청소년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이르면 다음 달 국내에서도 5~11세 어린이 대상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화이자의 5~11세용 코로나19 백신을 품목 허가한다”고 밝혔다. 성인용과 마찬가지로 3주 간격으로 두 차례 접종한다. 성인용, 12~17세용 화이자 백신과 유효성분은 같지만 용법과 용량에선 차이가 있다. 구체적인 소아·청소년 접종 계획은 다음 달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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