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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확진자 200만명…치명률 낮지만 '더블링'에 위중증도 증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1일 오전 서울 중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뉴스1

21일 오전 서울 중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뉴스1

21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00만명을 넘어섰다. 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2년 1개월 만이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최근 증가세가 가팔라지면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도 늘어나고 있다. 다만 방역당국은 위중증과 치명률은 이전보다 현저히 낮다며 과도한 불안감은 갖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60세 미만 접종완료자에게는 오미크론 변이가 계절독감보다 덜 위협적이라는 분석도 제시했다.

"일일 확진자 최대 27만명" 전망

확진자 추이를 보면 누적 200만명을 넘어서기까지 2년여의 시간이 걸렸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은 최근 보름간 발생했다. 지난달 하순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2~3배 빠른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면서 짧은 시간에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수요일을 기준으로 지난달 중순부터는 매주 확진자 수가 배로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1월 19일 확진자는 5804명이었지만 한 주 뒤인 26일 1만3007명으로 더블링됐다. 이후 이달 2일 2만268명→9일 4만9549명→16일 9만439명을 기록했다.

확산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국내외 연구기관 10곳의 유행 전망을 종합해 2월 말에서 3월 중 하루 확진자가 14만~27만명 정도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발표했다. 앞서 질병청은 지난 7일 이달 말 일일 확진자가 13만~17만명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이때보다 정점 도래 시점은 다소 미뤄지고, 확진자 규모는 더 커졌다.

정부 “치명률, 델타의 4분의 1"

21일 오전 서울 광진구청 재난안전대책본부 종합상황실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근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오전 서울 광진구청 재난안전대책본부 종합상황실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근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방역당국은 확진자 수에만 초점을 맞춰 과민 반응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델타 변이의 치명률이 0.7%였다면 오미크론 변이의 경우 4분의 1 수준인 0.18%를 기록하는 등 상대적으로 위협은 덜하다는 것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계절 독감의 치명률인 0.05∼0.1%에 비하면 2배 정도지만, 델타 변이 유행 당시 치명률이 계절 독감의 8∼9배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안정적인 수치”라고 말했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확진자 수는 14.7배지만 위중증 환자는 1.63배, 사망자는 1.25배에 그쳤다는 게 방대본의 설명이다.

특히 손 반장은 “지난달 16일부터 29일까지 2주간의 치명률은 0.13%로 더 낮고, 50대 이하의 치명률만 따져보면 0%에 수렴하고 있다”라며 “접종 완료자의 치명률은 계절 독감 이하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확진자 증가에 따라) 위중증 환자가 증가하는 건 당연한 현상”이라며 “과민하게 반응하면서 불안해할 필요 없으며 의료 체계 여력은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병상만 문제 아냐…의료인력 준비를”

그럼에도 방역 전문가들은 위중증 환자가 계속 늘 수 밖에 없는 만큼 철저한 대비를 강조했다. 김동현 한림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당장은 아니지만 앞으로 점차 증가할 위중증 사례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대본이 발표한 지난 1주간 일일 평균 발생 현황을 보면 위중증 사례는 직전 주 대비 24.7%(68명), 사망은 63%(17명) 늘었다.

당국은 현재 480명인 위중증 환자가 3월 초 최대 2500명까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현재 2600개의 병상을 확보한 상태라고 밝히고 있지만 환자를 돌 볼 의료진이 충분하지 않아 실제 가용 병상은 이에 못미칠 수 있다는 우려는 나온다. 김동현 교수는 “병상 확보뿐 아니라 중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실질적인 의료 인력이 준비돼있느냐도 중요하다”라며 “중환자가 곧 급증할 텐데 닥쳐서 허둥지둥하기 전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반장도 이날 "현재 인력이나 기존 환자의 입·퇴원 문제로 확보된 병상 대비 가용 병상 수가 적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정부는 추가 인력을 파견하는 등 최대한 가동률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와함께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손 반장은 “60대 이상 고령층과 미접종자 그룹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요양병원·시설에서 4차 접종을 진행하고 노바백스 백신을 활용하는 등 최대한 접종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택치료 재정비 필요” 지적도

21일 오전 서울 중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를 찾은 한 시민이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

21일 오전 서울 중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를 찾은 한 시민이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

과부하가 걸린 재택치료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도 과제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집중관리군과 일반관리군을 나누어 관리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두 집단 모두 문제가 생겼을 때 빠르게 대응이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엄 교수는 “재택치료 대상자가 50만명에 육박하고 있고, 곧 100만명에 도달할 것”이라며 “재택치료자의 증상 악화뿐 아니라 집안 내 안전사고, 응급질환 발생 등 각종 비상상황에 대응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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