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방송 시범사업 시공업체 선정(경제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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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한국통신기술」 등 3사에 낙찰/내정가격 77억원의 3분의1 수준에 따내/유선방송국 운영자 선정 「기득권」노린듯
국내에서 처음 실시되는 종합유선방송(CATV)시범사업이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시공업체선정을 마침에 따라 제2라운드를 맞게됐다.
치열한 경쟁끝에 시공업체로 낙찰된 ㈜한국통신기술은 동양정밀ㆍ서강전자 등과 함께 3개사 합작으로 응찰했는데 내달 1일부터 서울 상계ㆍ목동 지역을 대상으로한 시범사업의 설비공사를 벌여 내년 봄까지 마무리지을 계획으로 내년 4월이면 첫 방송이 시작된다.
○…전화선등 선로가설전문업체인 한국통신기술은 특히 모두 7개사가 참여한 이번 입찰에서 파격적으로 낮은 값을 제시,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전기통신공사가 발주한 이번 업체선정작업은 1차 자격심사,2차 설계기술 및 가격입찰의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1차 심사에서 5개사로 좁혀진뒤 지난 17일의 2차 경쟁에서 한국통신기술이 설계점수로는 삼성전자에 다소 뒤졌으나 가격에서 삼성등보다 20%이상 싼값을 적어넣어 막판 뒤집기에 성공한 것.
5개사중 한국통신기술은 25억원,금성통신은 32억8천5백만원,삼성전자는 33억7천만원,신광전기는 48억3백만원,금성정보통신은 49억5천만원을 각각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설계점수를 합친 최종평가결과는 한국통신기술,삼성전자,금성통신 등의 순이었다.
○…전기통신공사측의 내정가는 77억원이었기 때문에 한국통신기술측은 내정가의 3분의1 수준의 헐값을 감수하고 낙찰을 받은 셈인데 이에 대해 『앞으로의 장래성을 본 것으로 이번 공사에서 이익은 기대하지 않는다』는 주장.
이번 입찰이 유선 방송국운영과는 관계없이 스튜디오 및 케이블선로 등 설치작업에 국한된 것이기는 하지만 장차 운영권도 민간에 넘겨질 계획이기 때문에 설비수주업체로서의 기득권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낙찰가가 예정가의 3분의1 수준정도여서 부실공사 우려가 지적되기도 했다.
○…유선방송사업은 민방신설과 함께 6공 정부가 새롭게 추진중인 2대 방송사업.
이미 국내에 1천개 정도의 업체가 유선방송을 실시하고 있고 가입자도 2백만명에 이르고 있지만 이중 35%는 무허가이며 나머지도 대부분 영세성을 면치 못한 상태다.
특히 이번에 전기통신공사가 추진하는 종합유선방송사업은 기존의 민간유선방송이 하나의 채널로 비디오테이프정도를 틀어주는 수준인데 비해 자체스튜디오를 통한 제작기능까지 갖추고 있으며 채널도 10개 정도로 다양하게 설치,시청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줄 예정이다.
또한 방송국에서 가정으로 정보를 보내주는 외에 각 가정에서 방송국으로 송신이 가능한 쌍방향통신시스팀을 갖출 예정으로 방송망을 통한 방범ㆍ방재기능까지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각 기업들이 열띤 참여경쟁을 벌여 왔었다.
○…시공업체로 선정된 한국통신기술은 지난 69년 설립된 선로설비전문업체로 종업원수 3백50명,연매출 1백50억원 수준.
이번 시공에서 이 회사는 방송국 내부시설 및 방송선로공사 등을 맡고 기자재설치등 관련장비조달은 컨소시엄으로 함께 참여한 동양정밀ㆍ서강전자 등이 맡을 계획이다.
방송국은 목동전화국내에 설치할 예정이며 상계동지역까지는 첨단통신방식인 지하 광케이블을 묻어 전송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민병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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