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대사 "나토 가입 포기" 말했다 논란 일자 번복 소동

중앙일보

입력

우크라이나 대사가 러시아와의 전쟁을 피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포기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가 발언을 번복하는 일이 발생했다.

바딤 프리스타이코 영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14일(현지시간)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는 전쟁을 피하기 위해 나토에 가입하려는 야심을 포기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유연할 수 있다(flexible)"고도 덧붙였다.

바딤 프리스타이코 영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로이터=연합뉴스]

바딤 프리스타이코 영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로이터=연합뉴스]

프리스타이코 대사는 우크라이나 외교부 장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키예프가 나토 가입 보류를 고려하고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프리스타이코 대사는 "우리는 아마도…특히 그렇게 위협을 받고 있고, 그것에 의해 협박을 당하고 압박당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우려 속에서 나왔다. 러시아는 그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자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 강하게 반발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고조시켜왔다. 미국 등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금지 명문화 등을 요구했으나 미국은 이를 거절했다.

프리스타이코 대사의 이런 발언은 안보 위협을 느낀 우크라이나가 입장을 선회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다만 BBC는 영국 정부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프리스타이코 대사의 발언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마음을 바꿀 수 있는 진정한 양보인지에 대해선 말하기 이르다"고 전했다.

이같은 BBC 인터뷰가 파장을 낳자 프리스타이코 대사는 진화에 나섰다. 그는 다시 BBC와 인터뷰를 갖고 "제 입장을 밝힐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며 "초기 보도는 오해"라고 해명했다. 이어 "우리는 현재 나토 회원국이 아니며 전쟁을 피하기 위해 많은 양보를 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이런 것(전쟁을 피하는 것)이 나토 가입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말한 건 나토에 가입하려는 우리의 열망을 지연시키겠다는 게 아니라, 우리가 지금은 가족(나토 회원)이 아니므로 영국·미국과의 양자 협정과 같은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에 대한 야심을 재고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아니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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