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주가 급락에...지난달 5000억 담은 개미 비명

중앙일보

입력

네이버와 카카오가 동반 급락하며 동학개미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5일 네이버는 전날보다 사진은 네이버 카카오 로고

네이버와 카카오가 동반 급락하며 동학개미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5일 네이버는 전날보다 사진은 네이버 카카오 로고

“그냥 연말 상여금을 남들보다 100만원 덜 받았다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지난해 연말 받은 상여금으로 네이버와 카카오에 각각 500만원씩 투자한 회사원 이모(35)씨의 속은 쓰리다. 5일까지 이틀 만에 두 회사의 주가가 6~7% 떨어졌기 때문이다. 5일 네이버는 전날보다 2.87% 내린 35만5000원에, 카카오는 전날보다 5.38% 내린 10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도 네이버(-2.79%)와 카카오(-2.62%) 주가는 급락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 하락에 '동학개미(국내 기업에 투자한 개인투자자)’의 비명은 커진다. 개인투자자는 지난달에만 네이버(2736억원)와 카카오(2419억원)를 총 5000억 원 넘게 사들였다. 지난달 네이버는 37만~40만원, 카카오는 11만~12만원 사이에 거래된 만큼 이때 매수한 개인투자자의 수익률은 대부분 마이너스일 가능성이 크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동반 약세를 보인 까닭은 4분기 실적 전망이 좋지 않아서다. 4일 하나금융투자는 카카오와 네이버의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이 인건비와 마케팅 비용의 증가로 인해 시장 추정치(컨센서스)를 밑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진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서비스와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 캐릭터. 중앙포토

네이버와 카카오가 동반 약세를 보인 까닭은 4분기 실적 전망이 좋지 않아서다. 4일 하나금융투자는 카카오와 네이버의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이 인건비와 마케팅 비용의 증가로 인해 시장 추정치(컨센서스)를 밑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진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서비스와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 캐릭터. 중앙포토

네이버와 카카오의 동반 약세는 4분기 실적 전망이 좋지 않아서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4일 카카오와 네이버의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추정치(컨센서스)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하나금투가 내놓은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네이버 3694억원, 카카오 1873억원으로, 2달 전 예상치(네이버 3980억원, 카카오 2168억원)보다 각각 7.2%, 13.6% 줄었다.

윤예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네이버의 경우 1분기에 주로 반영되던 연간 성과급 일부가 4분기에 반영될 예정인 데다 광고·커머스·콘텐트 등 주요 사업부의 성수기에 따른 마케팅 비용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카카오 역시 두나무 펀드 청산과 관련해 발생한 일회성 성과급과 마케팅 비용의 증가가 비용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5일 네이버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에 미달할 것으로 전망하며, 목표 주가를 기존 54만원에서 5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플랫폼 비즈니스 관련 새로운 모멘텀이 나오기 전까지는 긴 호흡이 필요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플랫폼 규제 강화 방침도 두 기업 주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4일 ‘2022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하며 플랫폼 기업의 독점력 남용행위를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대선도 변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보다 강경한 플랫폼 기업 규제 정책을 내세우고 있어서다. 선거 결과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규제발 주가 급락의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지난해 9월 정부와 정치권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 강화 방침 등이 알려지며 카카오 주가는 한 달여 만에 28%가량 급락했다. 네이버 주가도 같은 기간 20%가량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단기 트레이딩보다는 중장기 투자를 권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플랫폼 산업 규제와 대통령 선거와 같은 이벤트로 주가가 조정을 받았지만 이제 마무리 국면”이라며 “현재는 중장기 투자자에게는 매력적인 구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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