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광어·우럭 이어 횟집서 OUT…요놈 잡기가 '오겜' 생존보다 어렵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오징어. [사진 셔터스톡]

오징어. [사진 셔터스톡]

오징어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바다 고수온 현상으로 동해안 생산량이 줄어든 탓이다. 일각에선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오징어 게임' 생존보다 어려운 게 현실판 '오징어 잡기'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2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날 기준 물오징어 1마리 평균 소매가가 6124원으로, 한달 전보다 18.3% 뛰었다. 평년과 비교했을 땐 36.5%가량 올랐다.

소매가 평년대비 37%↑…횟집서도 OUT

횟집 메뉴에서도 '오징어'가 사라지고 있다. 식당가엔 오징어 회·숙회·물회 등의 품절을 알리는 안내가 붙었다. 한 횟집은 메뉴 설명에 "오징어가 안 잡힌다. 비싸도 당분간 참아달라"고 써놓기까지 했다.

최근 오징어 가격의 급등은 국내 연근해 오징어 생산량의 70%가량을 차지하는 동해안 어황이 부진했던 탓으로 보인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지난달 오징어 생산량은 2193톤으로, 10월 1만5021톤과 비교해 87%가량 줄어들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 속 장면.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 속 장면. [사진 넷플릭스]

바닷물 고온현상에 안돌아와…동해 어황부진

통상 겨울철 동해안 남쪽에서 태어난 오징어는 7~8월 러시아 수역까지 올라갔다가 가을쯤 다시 따뜻한 물을 찾아 동해안 남쪽으로 내려온다. 하지만 최근 동해안 북위도의 고온현상으로 인해, 오징어가 내려오지 않는 것이다. 또 바닷물 온도가 높을 경우 오징어가 남쪽으로 이동할 때 넓게 퍼져 이동하므로, 어군이 분산돼 어획량이 감소하기도 한다.

김중진 국립수산과학원 연근해자원과 박사는 "11~12월 동해안 북쪽 지역 수온이 3~5도 이상 높은 상태를 유지하면서 오징어가 남하하는 시기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어민들은 지난 겨울 태어난 오징어 유생(새끼 오징어) 수가 평년보다 가장 많았던 데다 중국 어선도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 올 가을~겨울 풍어를 기대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품귀로 날벼락을 맞게 됐다. 더욱이 이같은 현상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이란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29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 내 광어회 판매 횟집의 메뉴판. 뉴스1

29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 내 광어회 판매 횟집의 메뉴판. 뉴스1

'국민 횟감' 우럭·광어도 당분간 얼굴보기 힘들어 

한편 오징어와 함께 이른바 '국민 횟감'으로 대접받았던 우럭·광어의 몸값이 오르며, 이들마저 횟집 메뉴판에서 사라지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우럭의 도매가격은 1㎏당 2만1188원(인천, 500~600g 기준)으로 집계됐는데, 전년 같은달(1만1917원)보다 77.8% 급등했다. 광어도 올 1월부터 11월까지 광어(인천, 900g~1㎏ 기준) 평균 도매가는 1만6845원으로 전년 같은달(1만3422원)보다 25.5%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국민 횟감' 품귀의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하고 있다. 거리두기 강화로 외식수요가 감소하자, 양식업계에서 물량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또 수온 변화에 따른 출하량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양식물량 회복까진 최소 1년이 걸리기 때문에, 광어·우럭의 품귀가 당분간 이어질 걸로 보고 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