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횟집에서 사라진 우럭·광어…당분간 못 먹는다,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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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어회. [사진 Pixabay]

광어회. [사진 Pixabay]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회 소비 트렌드까지 바꾸고 있다. 이른바 '국민 횟감'으로 대접받았던 우럭회와 광어회의 몸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주요 산지의 출하량이 크게 줄어 가격이 오르자, 메뉴판에서 이름을 지우는 횟집도 늘고 있다.

28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우럭의 도매가격은 1㎏당 2만1188원(인천, 500~600g 기준)으로 집계됐는데, 전년 같은달(1만1917원)보다 77.8% 급등했다. 우럭의 올 평균가격은 1만6488원으로, 지난해 1만603원보다 55.5%가량 올랐다.

광어도 비슷하다. 올 1월부터 11월까지 광어(인천, 900g~1㎏ 기준) 평균 도매가는 1만6845원으로 전년 같은달(1만3422원)보다 25.5% 상승했다. 다만 광어값은 지난 10월 1만8575원으로 최고치를 찍은 뒤 지난달 1만8188원으로 소폭 내렸다.

양식물량 회복 최소 1년…품귀 당분간 계속

'국민 횟감' 몸값 상승에 대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이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하고 있다. 거리두기 강화로 외식수요가 감소하자, 양식업계에서 물량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또 수온 변화에 따른 출하량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양식물량 회복까진 최소 1년이 걸리기 때문에, 광어·우럭의 품귀가 당분간 이어질 걸로 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동네 횟집에선 우럭과 광어를 기존가격에 팔아선 이익을 남길 수 없는 사정이 됐다. 둘은 이른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어종으로 인식돼,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들의 부담이 적지 않은 메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횟집들은 또 한가지 고민을 안게 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회식이나 사적 모임이 줄어들면서 생선회 소비가 감소하고, 집에서 회를 주문해 먹는 경우가 늘어난 것이다.

국민 86% "거리두기 탓 회 안먹는다"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수산업관측센터의 '2021년 상반기 수산 식품 소비 트렌드' 조사 결과, 응답자 45%는 코로나19 발생 후 생선회 소비가 줄었다고 답했다. 이 조사는 전국 성인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특히 응답자 중 '생선회 소비가 줄어든 이유'에 대해 가장 많은 85.9%(중복응답)가 거리두기에 따른 모임과 회식 감소를 꼽았다. 기존에는 외식이 대부분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 후 대형마트 또는 온라인마켓을 통해 구매하거나 애플리케이션으로 배달시키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전에는 주로 횟집에서 생선회를 소비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75%,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생선회를 먹는다"는 응답 비율은 51%에 달했다. 또 "거리두기가 지속될 경우 식당에서 회를 먹는 것을 줄이겠다"는 응답자도 56%였다.

우럭 '국민 횟감' 내려놓을 판…연어 2위 

더욱이 우럭은 '국민 횟감' 타이틀을 내려놓아야할 판이다. 선호도 조사에서 자리를 내줬기 때문이다. 생선회 선호도 조사 결과 넙치(광어)가 1위로 아직 '국민 횟감' 자리를 유지했고, 연어, 조피볼락(우럭), 돔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연어의 급상승세가 눈에 띄는데 해수부는 연어의 칼로리가 비교적 낮고, 피부미용이나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여성들의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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