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서 만난 북한 영화사/박찬정사장(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남한과 민비 시해 다룬 영화합작 희망”/대본은 북에서 맡고 경복궁서 촬영
북한은 한국과의 합작영화제작을 바라고 있다고 박찬정 북한영화수출입사와 대외영화합작사 사장이 11일 말했다.
10일부터 뉴욕에서 열리고 있는 제1회 남북영화제에 참가중인 북한대표단의 박찬정사장(46)은 이날 중앙일보기자와 단독인터뷰를 통해 북한이 특히 구한말 일본에 의한 민비시해와 관련,한국과 합작영화를 제작하는 문제를 재미영화인을 통해 지난해 한국에 제의한 것은 아직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사장과의 인터뷰내용이다.
­영화사업에 관계하게 된 경위는.
『65년 외국어대를 졸업하고 문화예술부 대외사업국에 근무하기 시작하며 대외영화교류와 인연을 맺었다. 여기서 지도원ㆍ과장ㆍ부국장을 지냈다.』
­언제부터 현직책을 맡았는가.
『2년전부터다.』
­영화교류는 주로 어느나라와 하는가.
『소련ㆍ중국ㆍ불가리아ㆍ폴란드ㆍ독일(구동독)ㆍ루마니아ㆍ쿠바ㆍ베트남등과 정규교류를 해왔다.』
­1년에 몇편씩 수출입하는가.
『30여종 2백∼3백편을 수출하고 수입은 해마다 약간 다르지만 25종 1백50여편쯤 한다.』
­북한이 연간 제작하는 영화수는.
『예술영화가 1백여종이고 기록영화와 과학ㆍ아동ㆍ교육영화등을 합치면 2백50여종이 된다.』
­어느 나라와 영화교류가 더 많고 결제는 어떻게 하는가.
『대개 비슷하나 소련이 아무래도 많고 동국국가들 순이다. 결제는 필름교역으로 한다. 그러나 결국 돈으로 하는 셈이다.』
­수입영화는 어디서 어떻게 상영되는지.
『북한에는 전문영화관ㆍ문화회관ㆍ선전실ㆍ극장 등 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네가지 종류의 시설이 있다. 수입영화는 주로 전문영화관과 텔리비전에서 상ㆍ방영된다.』
­네종류의 극장은 어떻게 다른가.
『전문영화관은 시ㆍ군단위에 있는 영화관이고 문화회관과 선전실은 시ㆍ군ㆍ리나 각공장ㆍ협동농장ㆍ어촌에서 운영되는 극장시설이고 마지막 극장은 주로 예술단체 공연을 하는 곳이다.』
­관람료는 얼마나 되나.
『20∼40전이다. 전문영화관이 비싸 40전씩을 받고 문화회관에서는 20전을 받는다. 공장이나 협동농장ㆍ어촌ㆍ기업소에서 운영하는 선전실에선 무료다. 1달러가 북한돈으로 2원10전쯤된다.』
­당신회사가 극장에 직접 수입영화를 보급하는가.
『나는 수출입과 합작만 하고 국내보급은 중앙영화보급소가 바로 맡아하고 있다. 그밑에 있는 지역영화보급소가 각시ㆍ도 영화관과 선전실에 배급한다.』
­그동안 외국과 합작은 얼마나 했는가.
『소련ㆍ프랑스ㆍ이탈리아 등과 10여건 했고 현재 프랑스 코리마숑사와 1백30분짜리 텔리비전 만화영화 「개와 고양이」를 합작으로 제작중이다.』
­혹시 한국과의 합작영화제작을 할 의사는.
『우리는 언제라도 남조선과 합작제작을 원한다. 지난해 민비시해관련 영화제작을 위해 재미영화인 전홍식씨를 통해 서울의 임권택감독과 정일성촬영기사에게 남북합작을 제의했으나 아직 응답이 없다.』
­민비시해 합작영화와 관련,북한의 구상은 무엇이냐.
『우리의 리진우가 쓴 시나 리오를 바탕으로 민비는 남측이 맡고 대원군은 우리 인민배우 최창수,이상궁은 김정화가 맡는 것으로 하고 사건 현장인 경복궁등에서 촬영할 수 있을 것이다. 합의만 되면 배역ㆍ장비동원등을 서로 협의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에 배우는 몇명이나 되는가.
『7백명정도다. 감독이 20∼30명되고 영화계 종사자는 조명ㆍ장치ㆍ촬영등을 포함,3천여명이 된다.』<뉴욕=박준영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