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늘어난 일자리 40%가 ‘단기 근로’…청년 정규 근로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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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전과 비교해 늘어난 임금 일자리 40% 가까이가 하루 근무 시간이 서너 시간도 안 되는 ‘알바’였다. 청년층일수록 이런 경향이 심했다.

4일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실에서 통계청으로부터 마이크로데이터 통계를 받아 분석한 결과다. 유 의원실에 따르면 월급을 받고 일하는 사람(임금 근로자, 자영업자 제외) 수는 올해 8월 2099만2444명으로 코로나19 발생 전인, 2년 전(2019년 8월)보다 43만3490명(2.1%) 증가했다.

지난달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상담을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지난달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상담을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이렇게 늘어난 임금 근로자 가운데 16만2870명(37.6%)은 주당 평균 근무 시간이 17시간도 안 됐다. 주 5일제를 기준으로 일평균 근무 시간이 3~4시간 미만인 초단기 일자리다. 반면 하루 7시간 이상씩 꼬박 일하는(주당 36시간 이상) 임금 근로자는 7만5939명으로 비중은 17.5%에 그쳤다.

보통 주당 36시간은 전일제와 시간제 일자리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 최근 2년 동안 증가한 일자리 10개 중 2개 정도만 아침부터 오후까지 꾸준히 일할 수 있는 곳이라는 얘기다. 나머지는 짧게 일하고 돈은 적게 받는 단기간 근로였다. 지위가 불안정한 비정규 일자리가 대부분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고용 동향을 두고 “뚜렷한 회복세”라고 평가했지만, 실상은 ‘속 빈 강정’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건 청년층이었다. 주당 36시간 이상 근무하는 15~29세 임금 근로자는 올 8월 192만1145명으로 2년 전과 비교해 7만4710명(3.7%) 줄었다. 30대도 8만3789명(3%) 감소했다. 같은 기간 40~60대 전일제 임금 근로자가 늘어난 것과 대조된다.

2030세대가 안착할 만한 좋은 일자리는 빠르게 사라지는 중이다. 코로나19로 나빠진 경기,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신규 채용을 꺼리는 곳들이 늘면서다. 경력직 중심으로 고용시장이 굴러가면서 젊은층이 설 자리가 더 줄었다.

실제 올 8월 주 36시간 이상 근무한 임금 근로자 총 1170만8387명 가운데 15~29세는 195만1145명(16.7%)에 그쳤다. 2년 전 17.4%에서 1.3%포인트 비중이 줄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좋은 일자리에서 청년층이 점점 밀려나고 있다는 의미다.

유경준 의원은 “청년 정규 근로자가 줄고 있는데 청년층 인구 감소를 고려하더라도 과도한 추세”라며 “현 정부 들어 공공 부문 비정규직 ‘제로(0)’라는 허황된 구호에만 매달려 임금 체계 개선, 노동시장 개혁은 미뤄뒀고, 모자란 취업자 수는 노인 재정 일자리로만 채우다 보니 청년층의 취업난은 더 심각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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