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은요?" 하루2번 전화, 24시간 대기…2658명 재택치료 중

중앙일보

입력

19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한 골목에서 부평구보건소 관계자가 재택치료 대상자에게 자가치료키트를 전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한 골목에서 부평구보건소 관계자가 재택치료 대상자에게 자가치료키트를 전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늘 아침 체온이랑 산소포화도 수치 측정하셨죠? 열이랑 기침 증상은 어떠신가요”

2일 오전 9시 서울 구로구 우리아이들병원 4층 코로나19 재택치료전담TF팀 사무실. 간호사 2명이 헤드폰을 낀 채 한창 통화중이었다. 이 병원은 지난달 11일 구로구 재택치료관리의료기관(협력병원)으로 지정돼 전담팀을 운영해왔다. 간호사 8명과 의사 8명으로 구성된 전담팀은 이날 구로구에서 재택치료 중인 환자 32명(소아 17명, 성인 15명)을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전담팀 간호사들은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3시, 2번에 걸쳐 전화로 환자 상태를 체크한다. 항목은 크게 4가지다. 체온과 임상증상(기침, 호흡곤란, 오한, 근육통, 두통, 인후통, 후각ㆍ미각 손실), 활력징후(산소포화도, 혈압, 맥박, 호흡수), 정신 건강상태(불안, 우울)다.

'단계적 일상회복' (위드코로나) 다음 날인 2일 서울시 구로구 우리아이들병원 '코로나 재택치료 전담팀' 간호사가 전화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이수민 기자

'단계적 일상회복' (위드코로나) 다음 날인 2일 서울시 구로구 우리아이들병원 '코로나 재택치료 전담팀' 간호사가 전화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이수민 기자

이날 한 환자는 기침 증상이 계속 이어진다고 토로했다. 증상을 확인한 간호사는 “의사 선생님께 말씀드리겠다”며 “원래 재택치료 해제 시점이 어제였는데 증상이 이어지면 해제 기간이 더 미뤄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환자는 재택치료관리 앱에 일부 수치를 잘못 기재하기도 했다. 이 환자 상태를 체크하던 또다른 간호사가 맥박과 산소포화도 수치를 바꿔 적은 것을 발견하고 이를 수정했다.

간호사가 1차 상태 체크→약 처방 시 담당 의사 면담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시행 다음 날인 2일 서울 구로구 우리아이들병원 '코로나 재택치료 전담팀' 담당의사가 환자와 화상 상담을 하고 있다. 이수민 기자.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시행 다음 날인 2일 서울 구로구 우리아이들병원 '코로나 재택치료 전담팀' 담당의사가 환자와 화상 상담을 하고 있다. 이수민 기자.

두 명의 간호사는 이날 오전 약 1시간에 걸쳐 32명의 환자 모니터링을 끝냈다. 이 중 약 처방이 필요한 환자들 명단은 재택치료전담팀 담당 의사에게 넘어갔다. 남성우 우리아이들의료재단 부이사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은 이날 오전 해당 환자들과 화상 면담을 이어갔다. 한 환자가 약을 먹고 밤새 잠을 못 잤다고 호소하자 남 부이사장은 “코막힘 약을 드시면 밤에 잠이 잘 안 올 수 있다”라며 “약 중에 SA라고 적힌 흰색 알약이 있는데 그걸 빼고 드시라”고 설명했다. 그는 환자가 해당 약을 잘 찾았는지 화면에 약을 보여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화상 면담을 마친 남 부이사장은 간호사에게 기침과 가슴 통증이 있었던 환자에 대해 "주의 깊게 살펴봐달라"고 당부했다.

남 부이사장은 면담이 끝난 후 이어진 인터뷰에서 “위드코로나 이후 확진자가 많아질 텐데 의료 체계 안에서 모두 감당하기는 어렵다”며 “경증ㆍ무증상인 경우 심리적으로 안정적인 자택에서 치료하게 되면 오히려 효과가 좋을 것”이라며 재택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의사들이 대면 진료할 때는 증상 뿐 아니라 목소리나 얼굴 등을 보며 환자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데 (비대면 진료에서) 그런 부분을 놓칠 수 있지 않을까 우려되는 점은 있다”고 말했다.

보건소는 협력병원과 서울시 사이 의견 전달책

2일 강남구보건소에 마련된 재택치료전담TF 팀 사무실 모습이다. 이우림 기자.

2일 강남구보건소에 마련된 재택치료전담TF 팀 사무실 모습이다. 이우림 기자.

같은 시각, 재택치료 관리의 또 하나의 축을 담당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상황을 체크해봤다. 서울 강남구 보건소는 오전 이른 시간부터 환자 모니터링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강남구 보건소에는 현재 재택치료전담TF팀 직원이 23명 있다. 간호사 1명에 행정인력 3명이 1팀을 이루고 있으며 총 4팀이 순환 근무를 이어가고 있다. 나머지 인력은 재택치료 환자의 이탈 여부를 확인하거나 각종 키트나 의약품 전달 업무를 맡고 있다. 강남구에서 재택치료를 받는 환자는 이날 오전 기준 총 100명이다. 대부분 협력병원으로 배치된다. 현재 77명은 베드로병원에, 21명은 하나이비인후과병원에 배정됐다. 일부 무증상자의 경우 보건소에서 관리를 맡는데 현재 보건소에서는 2명을 관리하고 있다.

협력병원이 환자의 증상 모니터링 위주로 운영된다면 보건소에서는 신규 확진된 환자들의 사례조사서를 서울시에 보내 재택치료 가능 여부를 확인받거나 유사시 재택치료 환자의 병상 배정 연결 업무, 재택치료 종료 예정 명단 확인 등 행정적인 업무를 주로 이어갔다.

김영대 강남구보건소 감염병대응팀장은 “일일 확진자 5000명이 발생했을 때 재택치료를 이어갈 수 있을 정도의 대비를 해놨다”고 말했다. 강남구의 경우 협력병원을 지정할 때도 호흡기 질환을 볼 수 있는 곳이나 비상상황 시 응급 처치가 가능하고 입원 병상이 있는 곳을 골랐다고 했다. 김 팀장은 김 팀장은 “분명 확진자가 폭증하면 비어있는 격리 병상을 찾아 헤매게 될 수 있는데 미리 준비돼 있지 않은 지자체에선 어려운 상황을 맞닥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택치료, 응급이송 시스템 점검해야 

감염병 전담 구급차 내부모습.

감염병 전담 구급차 내부모습.

실제 전국의 재택치료 관리 현황을 보면 아직 보완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난달 31일 기준 재택치료 대상자는 2658명이다. 전체 격리 치료자 중 약 10%를 차지한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재택치료자가 더 늘어나게 되면 응급이송 시스템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되는지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환자가 응급상황을 신고할 경우 협력병원 의료진 판단 하에 상황을 보건소 쪽으로 통보한다. 보건소가 이를 시·도 병상배정반에 통보하면 이송 가능한 병상을 찾아 다시 보건소나 협력병상에 통보하는 식이다. 정 교수는 “이송 단계가 복잡하다”며 “지금은 환자가 적어 평화롭지만, 확진자가 일일 5000명씩 생기면 응급 상황에 비상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월에는 이송 지연으로 60대 재택치료 환자가 사망하기도 했다.

일부 협력병원의 경우 호흡기 바이러스 증상을 전문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31일 기준 지역별 협력병원은 총 132개소다. 수도권에 63개소, 비수도권에 69개소다. 전국 현황을 보면 일반 내과나 이비인후과, 종합병원 외에도 정형외과나 재활의학을 전문 진료 과목으로 내세운 병원들도 포함됐다. 정 교수는 “기본적으로 혈압, 체온, 맥박, 호흡수 등 바이털 사인을 다룰 줄 알아야 한다”며 “일부 과에서는 이런 기본적인 생명 징후를 다루지 않는 경우가 있어 협력병원으로 지정되면 의료 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엄중식 가천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도 “코로나가 내과 감염질환이니까 내과 전문 의료진이 유리할 가능성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엄 교수는 “재택치료를 결정하면 사망 사고를 100%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확진자가 많아지면 재택치료 없이는 감당을 못하기 때문에 가급적 사고가 안 나도록 모니터링하고 시스템을 구축해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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