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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11월중에 군사공격 가능성”/침공 두달째 맞는 페만사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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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중간선거 끝나고 날씨 선선해져/해상ㆍ공중봉쇄 실질적효과 없어/이라크선 합병 영구화ㆍ인질 작전
페르시아만사태가 1일로 2개월째를 맞았다. 당초 유전 소유권 및 국경분쟁 등 국지적 분쟁양상으로 시작된 사태가 시간이 흐를수록 여파가 증폭되고 있다.
쿠웨이트 침략으로 막판에 몰린 이라크가 극단적인 수단을 사용할지 모른다는 우려와 아울러 미국내에서는 사태가 더욱 악화되기 전에 이라크와 군사적 대결을 벌이자는 욕망이 맞물리면서 페르시아만 전쟁발발 가능성에 대한 「매파적」입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스코크로프트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28일 중동사태의 평화적 해결시기는 지나갔다고 언급,무력사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은 현재 페르시아만 일대에 20여만명의 군사력을 투입시킨데 이어 소련 및 서방국들과 공동보조로 유엔의 무력사용 승인을 유도,이라크와 미국측간의 대규모 군사충돌 위기감이 날로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라크는 쿠웨이트 침공 이래 보여왔던 일전불사의 전의를 조금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라크는 여전히 1만명이 넘는 서방인질들을 인간방패삼아 억류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미국측이 확전을 시도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공격은 물론 중동전역의 유전지대를 황폐화시킬 것이라고 위협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라크는 또 쿠웨이트 주둔 병력을 개전초의 세배에 가까운 41만여명으로 증강시키는 한편 이달말까지 쿠웨이트인의 이라크국적 취득을 강요하는 등 쿠웨이트 강점을 아예 영구화시키려는 의도를 감추지 않고 있다.
한편 서방측은 전례없는 공중봉쇄까지 결의하면서 이라크에 대한 외압을 가중시키고 있으나 이란 및 요르단 등 인접국들의 「양다리」전략으로 인해 효과적인 봉쇄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이라크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버텨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들을 감안해 볼 때 페르시아만 사태는 조만간 전면대결 사태는 빚어지지 않더라도 외교나 협상을 통한 수습책 역시 찾고 있지 않은 소강상태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 상황은 11월 이후에는 결정적인 변화가 있으리라는 것이 또한 관계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미군이 25만명의 병력배치를 끝내고 또 미국의 중간선거가 끝나는 시점인 11월10일 전후가 미 정부의 본격행동이 시작될 수 있는 최적기라고 지적하고 있다.
여기에 중동지역의 기후가 9월의 평균 섭씨 41도에서 11월(26.3도),12월(19.2도)에는 서늘하게 바뀐다는 점도 미국의 군사작전 가능성을 더해주고 있는 점이다.
반면 인질들의 안전여부,막대한 인명살상,개전시 월 1백50억달러 이상 들 것으로 보이는 군비조달문제 및 유전파괴로 인한 세계경제의 피폐우려 등 미국의 섣부른 행동을 억지시키고 있는 족쇄들도 허다하다.
그렇다고 마냥 대치상태를 계속하는 것 또한 바람직한 것이 아니므로 결국 미국측은 충분한 무장과 유리한 여건이 마련될 수 있는 11월 중순을 전환점으로 대 이라크 군사ㆍ외교적 압력을 극대화해 가면서 어떤 형태로든 사태 해결을 꾀하게 될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김용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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