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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의 V토크] 떠난 제자 칭찬한 차상현-이영택 감독

중앙일보

입력

이영택 KGC인삼공사 감독. 의정부=정시종 기자

이영택 KGC인삼공사 감독. 의정부=정시종 기자

보낸 선수가 잘 하면 전 소속팀 감독은 속이 쓰릴까. 적어도 차상현 GS칼텍스 감독과 이영택 KGC인삼공사 감독은 아닌 것 같다.

23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부 GS칼텍스와 KGC인삼공사의 경기는 여러 가지 면에서 눈길을 끌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상대팀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선수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FA(자유계약선수)가 된 이소영은 KGC인삼공사로 향했다. 그 과정에서 보상선수로 리베로 오지영이 GS칼텍스로 향했다. 이어 레프트 최은지가 GS칼텍스로, 박혜민이 KGC인삼공사로 트레이드됐다.

이날 경기엔 이소영을 제외한 세 명의 선수가 출전했고, 모두 인상적인 경기를 했다. 도쿄올림픽 이후 휴식을 취하지 못한 오지영은 1, 2세트엔 다소 힘들어했지만 경기 막바지 결정적인 디그를 선보였다. 최은지는 42.42%의 높은 공격성공률을 보이며 15점을 올렸다. 박혜민은 양팀 통틀어 최다인 19점을 기록했다.

경기 뒤 이영택 감독은 "결과는 좀 아쉽지만 재미있는 경기를 한 것 같다. 비시즌 동안 연습했던 걸 코트 위에서 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이어 "4세트에 오지영의 디그가 컸다. 가서 잘 하니까 배도 아프다"고 웃었다.

이 말을 전해들은 오지영은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하다. (리베로가 된)노란과 채선아가 잘 하고 있는 거 같다. 사실 걱정 아닌 걱정도 했는데 잘 하고 있더라"고 답했다.

이영택 감독은 박혜민의 활약에도 기뻐했다. 그는 "본인이 있던 팀이고, 옮겨서 첫번째 경기라 굉장히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컷을 것이다. 기대했던 것 이상 잘 해준 것 같다. 사실 데려올 때 기회를 주면 이 정도는 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 의정부=정시종 기자

차상현 GS칼텍스 감독. 의정부=정시종 기자

차상현 감독도 떠난 제자의 선전을 축하했다. 차 감독은 "경기 전 농담사아 혜민이에게 '서브 목적타를 때릴 거다. 10득점 이상 하면 청평 숙소 물 속에 들어 가겠다'고 했다. 경기 끝나고 나서 사진을 찍어서 보내라고 하더라"고 껄껄 웃었다. 이어 "가서 적응을 잘 한 거 같더라. 경기 최다득점은 쉽지 않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서 사실 기분이 나쁘지 않다"고 했다.

차 감독이 웃을 수 있었던 건 새롭게 온 선수들이 잘했기 때문이다. 차상현 감독은 " 전반적으로 연습할 때보다는 흐름이 조금 괜찮았다. 소득이라면 최은지와 오지영이 우리 팀에 와서 첫 경기를 했는데 내 생각보다 경기를 잘했다. 앞으로 희망이 생겼다"고 흡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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