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90년 8월/이찬삼특파원 제3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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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환영 군중대회에 대규모 인파
북한측 주최 범민족대회에 참가할 해외동포대표단 환영 평양시 군중대회가 14일 오후 6시 모란봉구역 김일성경기장과 김일성광장등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평양시 인민위원회위원장 최문선(평양시장격)의 사회로 진행된 군중대회는 15만명을 수용하는 김일성경기장을 꽉메운 가운데 북ㆍ꽹과리ㆍ밴드 등의 연주와 함께 구호와 노래ㆍ함성 등으로 장내가 떠나갈 듯했다.
평양시 군중대회 대회장을 맡은 북한부총리 장철에 이어 남측 대표로 소개된 황석영씨가 등단,『남조선 주민을 대표해서 사랑하는 조국의 여러분들에게 안부를 전하러 왔다』고 말하고 예의 격한 어조로 『미제 물리치고 통일 이루자』는 구호를 외쳐 장내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붉은색 플래카드 물결
○…김일성경기장의 군중대회에는 북한의 부주석 박성철,조선사회민주당 위원장 이계백,황씨의 부인 김명수씨 등이 주석단 자리를 차지했으며 『1990년대를 통일의 연대로 빛내자』 『조국통일 5대 방침을 관철하기 위해 힘있게 싸우자』 『백두에서 뗀 걸음 한라까지 이어가자』 등의 구호가 적힌 붉은색의 플래카드가 요란했다.
군중대회장에는 미주대표단을 비롯,재소ㆍ재중ㆍ재일동포 대표단들이 팻말을 들고 『조국통일』을 외쳤으나 남한을 의미하는 「남측 준비위원회」라는 팻말 뒤에는 아무도 눈에 띄지 않았다.
○1시간동안 가두 행진
○…공식식순이 끝난 뒤 김일성경기장에서부터 김일성광장까지 약 1시간동안의 가두행진이 벌어지면서 평양시민의 수가 더욱 불어나 1백여만명이 모였다는 설명이다.
이들 시민들은 황석영씨를 중심으로 몰려들었으며 서로 황씨를 무동을 태우려 하거나 수백개의 꽃다발과 선물색종이 세례를 퍼부어 행진이 어려울 정도의 큰 혼잡을 빚었다.
시민들은 각자의 이름과 주소를 적은 부채ㆍ모자ㆍ도자기 등을 해외동포 대표단들에게 안겨 주었으며 이 가운데는 통일을 기원하는 시ㆍ편지를 곁들인 선물들도 있었다.
○인민문화궁전서 만찬
○…군중대회가 끝난 뒤 오후 10시부터 북측 범민족대회 준비위원회 주최로 「인민문화궁전」에서 만찬이 있었다.
북측준비위원장 윤기복ㆍ부주석 박성철ㆍ해외동포원호위원장 전금철 등이 호스트로 참석한 이 자리에는 북한의 인기가수들로 구성된 공연단도 특별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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