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한국경제 영향 점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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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보험료 최고 백80배 뛰어/대달러 환율 오르고 증시 위축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으로 세계외환시장에서 달러화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우리나라의 원화도 영향을 받고 있으며 주가도 떨어지고 있다. 또한 양국지역을 통과하는 선박등에 대한 보험이 최고 1백80배까지 올라 한국관련업체들의 부담도 커져 사태추이를 지켜보는 국내 경제계의 우려도 매우 높아지고 있다.
각 부문별 영향을 점검해본다.
◇환율=국제외환시장에서의 미달러화 강세에 영향을 받아 국내외환시장에서도 원화의 대미달러환율이 당분간 오름세(평가절하)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원화의 대미달러환율은 7월말이후 소폭 내림세를 보여왔던 2일오후부터 달러 「사자」주문이 많아져 2일 외환시장은 달러당 7백13원50전에 거래가 시작됐으나 후장들어 최고 7백14원까지 거래됐다.
이에 따라 3일 고시된 매매기준율은 7백13원40전으로 전날에 비해 10전 내리는데 그쳤다. 원화환율은 지난 1일과 2일 각각 1원,60전씩 하락했었다.
외환전문가들은 3일부터는 원화환율이 다시 오름세를 보일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정유회사들이 상반기중 상당량의 원유를 확보했고 정부의 원유비축분도 비교적 많아 환율이 큰폭의 오름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중동사태보다 국제수지에 더 큰 영향을 받을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일본엔화에 대해서는 지난 1일 1백엔당 4백89원28전에서 2일 4백85원37전,3일에는 4백76원71전으로 이틀사이에 12원57전이나 떨어져(평가절상)국제시장에서 일본상품과의 가격경쟁측면에서는 불리해지고 있다.
◇주가=쿠웨이트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증시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석유등 에너지의 수입의존도가 높아 이번사태가 빨리 수습되지 않는다면 국내산업경기가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이에 따라 주가도 악영향을 받게될 전망이다.
종목별로는 석유ㆍ전기등을 많이 쓰는 업종과 중동에 진출해있는 건설ㆍ무역업종의 상대적인 주가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한일증권 유인채상무는 『기업경기를 침체시킬 수 있는 뜻하지않은 악재가 발생,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며 『장기화될 경우 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한구 대우경제연구소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기때문에 유가인상요인이 발생했다는 것 자체가 국내경제와 주가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주식대량취득허용」등 내부적인 호재가 살아있는데다 국내 기업경기가 당장 침체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증시가 크게 침체되지 않으리라고 분석했다.
◇보험=이라크와 쿠웨이트 지역을 통과하는 선박들에 대해서는 적하보험이 종전보다 최저 7배에서 최고 1백80배가 올랐다.
이에 따라 원유ㆍ섬유ㆍ전자제품등 국내정유사ㆍ종합상사들의 대중동교역이 상당부분 이 해역을 통해 이뤄지고 있어 업체들의 보험료 부담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3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세계의 해상보험요율을 결정하고 있는 영국의 로이드사는 선박보험의 경우 ▲이란ㆍ이라크 해역보험요율은 종전보험가액의 0.075%에서 0.5%로 ▲쿠웨이트는 0.0209%에서 0.5%로 인상한다고 대한재보험측에 통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적하(화물)보험도 ▲이라크ㆍ이란지역은 보험가액의 0.1275%에서 3∼5%로 ▲쿠웨이트는 0.0275%에서 3∼5%로 각각 인상키로 통보했다.
한편 대한재보험은 이같은 로이드사의 결정에 따라 각국내 손보사에 이를 통보,4일부터 인상된 보험요율을 적용키로 했다.
◇수출=사태추이를 더 지켜봐야겠으나 이라크의 쿠웨이트무력점령으로 일단 이지역 수출은 상당기간 어려움을 겪게될 전망이다.
올상반기중 한국과 쿠웨이트의 교역규모는 수출 9천8백75만달러ㆍ수입 3억5천5백만달러,이라크와는 수출 8천2백48만달러ㆍ수입 1억2천3백만달러로 모두 입초를 기록했다. 수입의 경우는 원유ㆍ석유류제품이 전체의 95%를 점하고 수출은 섬유ㆍ전기전자제품ㆍ고무등이 주종을 이루고있다.
국내진출업체는 쿠웨이트에 삼성ㆍ현대ㆍ대우등 9개상사,이라크에 4개상사가 나가있는데 현재 이들 상사는 업무를 중단한채 현지사무소와 긴급연락을 취하며 상황파악에 분주하다.
◇해외건설=국내업계는 이라크ㆍ쿠웨이트전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이해득실이 달라진다고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시 말해 이번 전쟁이 더이상 확산되지 않고 적당한 시일이 지나 이라크군이 철수할 경우 긍정적인 측면을 엿보고 있는데 그 이유는 유가인상에 따라 중동산유국들의 재정수입이 좋아지면 이란­이라크전의 종전이후 계속 미루어진 전쟁복구사업을 비롯해 각종 공사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기 때문.
그러나 이같은 낙관적인 시각에 못지않게 중동시장이 더욱 침체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쟁상태가 지속될 경우 건설공사는 자연 위축될 수밖에 없으며 특히 사우디아라비아ㆍ바레인등 친쿠웨이트국가들이 대이라크전에 가담,전쟁이 확대되면 전비지출등으로 중동국가들의 사정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것.
한편 현재 쿠웨이트에서 공사를 하고 있는 국내업체는 현대건설뿐으로 공사규모는 고속도로등 5건 2억5천만달러. 전쟁이 일어나자 3백31명의 근로자들은 모두 현장에서 철수,숙소에 대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라크에는 현대ㆍ삼성ㆍ한양등이 13건의 공사(22억8천만달러)를 현재 시공중.<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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