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브리핑] 김정일 추가 핵실험 유보 발언은 "협상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핵실험 유감"을 표명했다면 이는 협상전술로 봐야 한다고 미 언론이 분석했다. 북한의 핵실험이 오히려 미국에 이익이 됐다고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의원들이 부시행정부에 북.미 직접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중국은 주요 은행들에 대북 송금 기준을 엄격히 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 김정일의 '외교'=김위원장이 핵실험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면 이는 진짜 '유감'을 표명한 것이라기보다는 협상을 위한 '외교'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인터넷판이 22일 보도했다. 최근 방북한 탕자쉬안 중국 특사에게 김 위원장이 핵실험 유감과 2차 핵실험 유보 입장을 밝혔다는 보도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뉴스위크는 과거에도 김 위원장은 협상레퍼토리의 일부로 '잘못된 행동'을 인정하기도 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 "북핵실험은 미국에 순이익"=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이번 아시아 순방중 "북한 핵실험이 미국에게는 순이익을 가져왔다"고 까지 말했다고 22일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신문은 " 미 행정부의 일부 고위 관리들은 '포용'과 '고립'으로 나뉜 대북 정책에 대한 내부 이견을 종식시킬 것이라는 기대로 북한의 핵실험을 조용히 지지하고 있었다"며 이같이 전했다. 북핵 실험이 미 행정부내 강경파가 대북 압박 정책의 정당성을 확보하는데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 미 의원들, 북.미 직접대화 촉구=미국 상원 공화당과 민주당의 중진의원들이 22일 조지 부시 행정부에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촉구했다. 상원 외교위원장인 공화당의 리처드 루거 의원은 이날 폭스 뉴스에서 "북한은 오랫동안 직접 대화를 요구하고 부시 행정부는 이를 거부해왔으나,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직접 대화가 불가피하며 곧 대화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조지프 바이든 의원도 "우리가 누군가에게 '군사적 자위수단을 포기하면, 당신을 꺼내주겠다'고 말한다면 그런 말은 잘 먹히지 않는다"며 부시 행정부의 '선 핵포기, 후 보상' 전략을 비판했다.

◇중국=중국 당국이 주요은행을 상대로 대북송금을 엄격히 심사토록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마이니치 신문이 23일 전했다. 신문은 중국 4대은행의 하나인 중국은행에 이어 주요은행인 자오상(招商)은행의 단둥지점도 최근 북한 송금업무를 중단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같이 전했다.

◇ 한국, 중국 보다 더 신중=지난주 라이스 국무장관의 동북아 4개국 순방에서 가장 신중한 입장을 취한 건 한국이었다고 로이터 통신이 22일 보도했다. 통신은 중국은 대북제재와 관련 예상보다 협조적이었다며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직면해 있는 한국이 더 과민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유철종 기자

<북한 핵실험 이후 사건일지>

■ 10월9일
-북한 중앙통신 "핵실험 성공적으로 실시했다" 발표
-노대통령 기자회견서 "포용정책 계속 주장하기 어렵게 됐다"
-중국 외교부 "北 국제사회 반대 무시하고 제멋대로 실험" 비난 성명
-美 일각서, 지진파 너무 작아 北핵실험 실패설 제기
-환율 급등 주가 폭락, 금융시장 충격 정도 역대 최고
-부시, "북 핵실험 결코 용인 못해…유엔 즉각대응 촉구" 성명

■ 10월10일
-노대통령, 여야지도자 간담회서 "전작권 어떤 영향있는지 연구"
-후진타오, 北과 관련국에 "사태 악화시키지 말라" 경고
-증시, 북핵쇼크 하루만에 반등 일단 진정
-박길연 北대사 "핵실험은 美 적대정책에 대한 정당한 대응"
-중국 외교부 "대북 군사행동에 결단코 반대한다"

■ 10월11일
-北핵실험, 국제금융시장 영향은 거의 없어
-일본 언론, 후쿠시마 지진을 "2차 핵실험 추정" 오보 소동
-北 외무성 "美 계속 못살게 굴면 선전포고 간주하고 물리적 조치 취할것"
-김대중 전대통령 "포용정책이 무슨 죄냐…핵실험은 미 대북정책의 실패"
-日정부, 북선박 입항금지·상품수입 금지 등 초고강도 대북 제재 결정

■ 10월12일
-김정일 대변인격 김명철 "北 물리적 대응조치는 추가 핵실험"
-'포용정책 실패론'에 여권 '미국 책임론'으로 맞불

■ 10월13일
-부시, 중국 탕자쉬안 특사와 북핵 대응방안 논의
-한중 정상회담 "북핵 중지 촉구, 유엔 적절한 대응조치 지지" 합의

■ 10월14일
-러시아 외무차관 방북 "북한은 6자회담등 협상 통한 핵문제 해결 지지"
-CNN "美, 北핵실험 장소서 방사능 물질 탐지"

■ 10월15일
-안보리, 무기 사치품 금수·해상검문 등 강력한 '대북제재결의' 채택
-박길연 北유엔대사 "제재결의 거부…미 압력 가중땐 물리적 대응할것"
-당국자 "유엔 안보리 결의에 금강산 개성공단등 남북경협 해당안돼"

■ 10월16일
-中, 북 접경지역 대북송금 중단·北노동자 철수…대북제재 가시화
-미 언론들 "美 정찰위성, 北 2차 핵실험 징후 포착"

■ 10월17일
-美, 北 함북 풍계리서 핵실험 공식 확인 "폭발력 1kt 미만"
-北외무성 "美동향 주시하며 해당조치 취할것" 핵실험후 첫 공식반응
-힐 "금강산관광은 북한에 돈 주기 위해 고안한것"

■ 10월18일
-김정일, 13일만에 '잠행 끝' 군협주단 공연 관람
-힐 "개성.금강산사업은 한국 정부가 결정할 일"
-미일 외무장관 도쿄회담 "제재결의 신속이행, 관계국 촉구"
-중국 탕자쉬안 특사, 평양 방문 김정일 면담

■ 10월19일
-국제의회연맹(IPU) 총회, 北핵실험 결의 7개항 채택
-한미 외무장관 서울회담 안보리 결의이행 조율

■ 10월20일
-한일 외무장관 서울회담 "안보리결의 이행 공조"
-미중 외무장관 베이징회담…라이스, 탕자쉬안도 만나
-탕자쉬안 "방북 헛되지 않았다"

■ 10월21일
-김계관 6자회담 북대표 "추가실험 얘기한 적 없다"
-한미안보협의회, 전작권 2009년10월~2012년3월 사이 환수 합의

■ 10월22일
-라이스 "北 6자회담 복귀 제안 없었다"
-"김정일, 中에 한반도 비핵화선언 지키겠다 언급"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