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지옥 방불한 개 도축현장(촛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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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물먹인 개 도축현장」은 말그대로 생지옥이었다.
『형사대가 문을 박차고 들어갔을때 건물안에는 개털이 타는 연기가 자욱했고 피냄새가 진동했습니다. 이곳이 한국판 「킬링필드」가 아닌가하는 느낌이 들더군요.』
28일 오전 현장을 덮쳤던 한 경찰관은 「죽이기전에 한번ㆍ죽은뒤에 한번」 등 무려 두차례나 개에 물을 먹여 약5㎏정도 몸무게를 늘게 한후 도살,폭리를 취해온 도살업자들의 잔인한 수법에 혀를 내두르며 현장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했다.
『도살업자들은 사과상자 크기의 철제상자에 5∼6마리의 개를 빽빽하게 집어넣어 햇살이 내리비치는 곳에 약8시간 내놓아 탈진상태로 만든뒤 호스로 강제로 물을 먹였습니다.』
이어 쇠망치 등으로 뒷머리를 내리쳐 가사상태에 빠뜨려놓고 다시 주사기모양의 기구를 이용,개의 혈관에 비위생적인 지하수를 강제로 주입했다.
마지막으로 숨이 끊어진 개의 털을 불로 태운뒤 합성세제를 솔에 묻혀 그들은 털찌꺼기 등을 닦아내는 비위생적인 세척작업이 이어졌다.
『외국인들이 한국인의 개고기 식성을 비난한다해서 우리고유의 음식 문화를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겠지요.
그러나 생명을 가진 동물을 물고문과 다름없는 잔인한 방법으로 강제로 물을 먹이고 인체에 유해한 합성세제를 사용하는 행위는 천벌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됩니다.』
조서를 작성하던 한 경찰관은 『잔인한 밀도살현장을 본뒤에는 평소 즐기는 보신탕 생각이 싹 사라졌다』며 절레절레 고개를 내저었다.<이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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