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정상만은 양보할 수 없다"|축구대표「거듭나기」맹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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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용인=임병태 기자】『아시아 정상만은 놓치지 않는다. 단단한 팀웍을 바탕으로 한 압박축구로 아시안게임 연속우승을 차지하겠다.』
북경아시안게임에 대비, 젊은 선수들로 대폭 재충전한 축구대표팀은 월드컵 참패로 침체되었던 분위기를 일신, 사기가 충천해 있다.
갓 40세인 이차만 신임감독의 의욕으로 활기에 차 있는 축구대표팀은 지난9일부터 가진 진해훈련원의 합숙훈련에 이은 용인 대우연수원에서 갖고 있는 2차 훈련에서 주장 정용환을 비롯한 최순호 박경훈 윤덕여 최인영 이영진 등 노장들과 황선홍 홍명보 정광석 노정윤 서정원 등 신진선수들간의 단단한 팀웍 다지기에 뜨거운 땀을 쏟고 있다.
19일 용인에서 벌어진 고려대 와의 친선경기에서 정용환·최순호·박경훈 등 노장들은 젊은 선수들이 무색할 정도로 그라운드를 누비며 『잘했어』『조금만 더 뛰자』고 격려를 연발, 공격과 수비의 흐름을 지휘했다.
정용환은『고참들이 솔선수범, 연습에 충실하니 자연히 자율적으로 팀 전체의 분위기가 살아나고 월드컵에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강한 정신자세가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최순호도 『후배들이 의외로 연습에 잘 따라 줘 호흡이 잘 맞고 있다. 모두 이를 악물고 열심히 해 아시안게임 우승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고 장담했다.
특히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던 박경훈도 이날 공격과 수비에서 가장 돋보인 활약을 보였는데 『이탈리아의 악몽을 벗어나기 위해 남다른 각오를 갖고 있다』면서 『이번 아시안게임을 국가대표선수로서의 마지막기회로 알고 꼭 우승을 차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차만 감독은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질 만큼 팀 분위기가 좋아지고 팀웍도 단단하다. 단지 훈련 량이 적어 전술연마가 미흡, 오는 27일부터 북경에서 시작되는 다이너스티컵대회가 약간 염려스럽기는 하나 북경아시안게임에서는 틀림없이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 감독은 중국·일본·북한과 격돌할 다이너스티컵대회에서는 김주성·황선홍을 투톱으로, 황보관·이영진·최순호·윤덕여·정용환을 미드필더로, 홍명보·박경훈·구상범을 수비로 하는 새로운 3-5-2 전형을 구축, 미드필드에서부터 강압수비를 필치는 압박축구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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