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병 연구소 노동자병원 구로공단에 91년 동시 개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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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구로공단내에 직업병만을 전문으로 다루는 「직업병연구소」와 「노동자병원」이 설립된다.
서울구로동 갈릴리교회 인명진목사(46), 권인숙인권회관 박석운소장(36), 서울구로동 구로의원. 박계열원장(32) 등 종교계·노동계·의료계인사 10여명이 주축이돼 91년말까지 이 연구소와 병원을 동시에 개원할 것을 목표로 국내외에서 건립기금조성을 위한 모금활동을 활발히 전개중이다.
이 「직업병연구소」는 설비와 규모면에서 일류대학 연구소의 수준으로 하되 「노동자병원」은 병상 60∼2백개를 갖춘 중간규모의 병원으로 지을 계획,
병원에서는 직업병환자들뿐만 아니라 일반환자들도 진료, 여기서 나오는 이익금은 연구소 운영자금으르 사용할 예정이다.
박소장은 『직업병에 대한 본격적인 전문연구소와 의료기관이 전무한 상태여서 2년전부터 인목사등 직업병 전문병원인 구로의원운영위원을 중심으로 꾸준히 논의, 직업병전문연구치료기관을 만들기로 했다』고 설립취지를 밝혔다.
설립기금은 구로의원을 후원중인 독일 「근로자봉사회」(EZE)로부터 약 20억원을 지원받아 병원·연구소시설을 마련키로했다.
인목사가 EZE와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지난 87년.
국내에 노동자전문의료기관이 없는 것을 안타까워하던 인목사는 EZE측에 편지를 띄워 후원을 요청, 얼마간의 지원금을 따내 이돈으로 구로의원을 설립, 운영해왔다.
구로의원측은 EZE와 꾸준히 교류를 맺어오다 올해 5월 EZE의 실무자들이 방한하자 노동자병원 및 직업병연구소의 필요성을 설득, 지원을 약속받았다.
인목사는 『가장 어려운 문제인 구로공단내 부지확보를 위해 정부와 독지가등의 도움을 요청,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의료진 및 연구원들은 서울·경기지역 직업병전문병원인 구로의원·사당의원·인천의원등에서 종사하거나 일한 경험이 있는 의료진들로 충당할 계획.
병원및 연구소는 3년간 실험운용돼온 구로의원을 모델로 수은·납·망간등 중금속중독외 새로운 직업병을 진단·치료하는 기능을 담당하게된다.
구로의원운영위측은 『EZE측에서 구로의원의 운영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 20억원수준의 기금지원을 원칙적으로 동의했다』며 『최종건립 마스터플랜을 올 7월초 EZE에 우송, 기금후원승인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7월초 「직업병연구소건립 추진위원회」가 정식으로 발족,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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