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애플데이 사과로 사과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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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沙果)로 사과(謝過)하세요-.'

애플데이(Apple day)가 24일 첫 돌을 맞았다. 붉게 영근 사과를 주고 받으며 친구끼리, 가족끼리, 동료끼리 마음속 앙금을 씻어내고 화해하는 날이 애플데이다.

발렌타인데이.화이트데이 등 서구의 상업주의 기념일이 성행하는 가운데 애플데이가 탄생한 건 학교폭력과 왕따로 신음하는 아이들에게 사랑을 돌려 주자는 취지에서였다.

지난해 교실에선 끔찍한 살인사건이 여러 차례 일어났다. 청소년과 관련된 80개 단체가 모여 '이대로는 안된다'고 자연스레 의견을 모았다. 그래서 학교폭력대책국민협의회(상임대표 최영희)가 탄생했다.

이 때 공동대표인 문용린 전 교육부 장관이 "미국과 같은 '화해의 날'을 만들어 학교안 갈등을 풀어나가는 계기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화해의 날은 미국에서 4천만명이 참가하는 범국민적 행사라고 한다. 애플데이란 이름은 밝은청소년지원센터의 임정희 상임대표가 내놓았다. 임대표는 "사과를 주고 받으면 오해를 풀고 사과하는 마음이 일어날 것이라는 생각에 애플데이란 이름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처음엔 발렌타인데이 등을 따라 14일로 정했던 애플데이는 이 무렵엔 사과가 제 맛이 안난다는 농가의 조언에 따라 24일로 생일을 바꿨다. 둘(2)이 사과(4)한다는 뜻도 숨어 있다. 애플데이가 알려지면서 배 농가에서는 '배를 주면서 배(倍)로 사과하는' 행사를, 감 농가는 '감과 사과로 감사하는' 행사를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올해 협의회는 인터넷 홈페이지(www.appleday.net)를 통해 친구.가족.동료 등에게 보내는 온라인 화해 편지를 모아 오프라인으로 편지와 함께 사과 1개씩을 전해주는 이벤트를 펼쳤다. 기업들도 애플데이와 관련된 행사를 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17~24일까지 고객으로부터 화해와 사과의 이야기를 담은 수기를 받은 뒤 50명을 뽑아 사과 1상자를 증정한다. 이마트는 23~24일 사과 5개를 사면 1개를 더 주는 행사를 56개 전점에서 실시한다.

24일은 평소 화해하고 싶었던 분들께 붉은 사과로 속마음을 전하는 날이다.

디지털뉴스센터=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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