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노리는 미직배영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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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여롬방학 대목을 기해 미국 메이저영화사들의 한국시장 직배가 서울중심가극장의 상당부분을 잠식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영화직배는 그동안 국내영화인둘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 서울 외곽극장부터 침식해 중심가로 좁혀 들어오는 형세였다.
특히 올 여름에는 미메이저들이 거액의 제작비를 들인 오락물로 자사의 흥행위력을 과시할 태세여서 자칫하면 서울의 도심개봉관읕 무대로 미직배사의 세력전까지 펼쳐질 전망이다.
현재 국내에 상륙한 미직배사는 UIP·20세기폭스·워너브러더스·오리이온등 4개사며 컬럼비아와 트라이스타도 합작형식으로 지난해 6월 재무부로부터 외국인 투자인가를 받아놓은상태다,
이들 직배사들이 올 여름부터 국내에 내놓을 영화는 『백 투더 퓨처3』『로키5』『대부3』『천둥의 나날』(국내 개제 『폭풍의 질주』)(이상 UIP), 『로보캅 2』 (오라이온), 『다이하드2』(20세기 폭스), 『배트맨 』(워너) 등.
이중 이달 미국에서 개봉돼 홍행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톰 크루스주연의 『천둥의 나날』과 지난해세계 극장가를 휩쓴 『배트맨』을 제외하고는 모두 국내에서도 크게 히트한 영화의 속평들이다.
현재 중심 개봉관으로 직배사와 손잡은 곳은 단성사·명보극장이며 다른 극장들도 직배사의 은밀하면서도 집요한 제휴 제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라이온사는 명보극장 계열인 평주통상을 대행사로 삼아 이미 명보극장에서 첫 직배영화『19번째 남자』를 상영중이며 7월말께는 『로보캅2』를 상영할 계획이다.
또 단성사는 지난해 국내 외화부문 흥행1위를 기록한 『다이하드2』를 늦여름께 내놓을 예정이다.
『다이하드2』는 현재 단성사에서 흥행호조를 보이고있는 『장군의 아들』의 추세를 보아개봉시기를 잡게 돼있다.
단성사도 명보극장과 같은 형식으로 20세기폭스의 대행사 노마 인터내셔녈사를 통해 작품을 공급받고 있다.
20세기폭스는 이미 『빅』『코문』『더 플라이2』등을 직배했었다.
또 『불같은 약속』『칵테일』등을 외곽극장에 공급한바 있는 워너브러더스도 흥행성이 확실한 『배트맨』을 중심 개봉관에 걸기 위해 그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관계자들은 미메이저들이 합법성을 갖추고 국내에 직배하는 만큼 법적으로는 어쩔수없다 하더라도 영세한 영화계를 진흥하기 위한 차원에서 그들 수익의 일부로 「한국영화 육성기금」을 조성하는 등의 반대급부를 얻어내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히 마련돼야할 것이라고입을 모으고있다. <이헌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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